은행 직원인 척 “햇살론 받으세요”… 수수료 30억 뜯은 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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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체를 통하지 않고 신청할 수 있는지 몰랐어요. 당연히 중개 수수료를 줘야 하는 줄 알았죠."
특히 이들 광고에는 중개 수수료에 대한 안내가 없지만, 정작 대출 상담을 받으면 전산 작업비 등을 구실로 대출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요구한다.
28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햇살론' 대출 상품을 중개한 후 수수료 명목으로 29억7000만원가량을 불법 수수한 총책 B(27)씨 등 일당 24명을 대부업법,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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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직원인 척 피해자에 접근
총 1513명에 245억 대출 중개해
주선 대가 대출액 최대 50% 갈취
대포폰도 개통… 개인정보 팔기도
“대출시 본인 확인 절차 강화돼야”
“중개업체를 통하지 않고 신청할 수 있는지 몰랐어요. 당연히 중개 수수료를 줘야 하는 줄 알았죠.”
이러한 불법 중개업체는 구글 등 포털사이트에서 ‘햇살론’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업체들은 ‘7분 안에 한도 확인’, ‘비대면으로 당일 송금 진행’, ‘햇살론 이용 중이라도 추가대출, 재대출 당일 가능’, ‘소득 증빙 어려워도 ○○○○에선 가능합니다’ 등의 광고 문구로 저신용자들의 시선을 끈다. 특히 이들 광고에는 중개 수수료에 대한 안내가 없지만, 정작 대출 상담을 받으면 전산 작업비 등을 구실로 대출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요구한다.
심지어는 더 많은 수수료를 가로채기 위해 기존에 대출금이 있을 땐 채무를 대신 상환해 대출자의 신용을 높여, 은행에서 더 많은 금액으로 재대출을 받게 했다. 재대출의 경우 수수료 비율이 30∼40%로 더 높았다. 일당은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려운 이들에겐 대포폰 개통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팔기도 했다.
불법 수수료 편취를 막기 위해서는 대출 시 본인 확인 절차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서민금융진흥원 측에 본인 확인 절차 강화와 대부 중개 수수료 관련 홍보를 건의했다”며 “본인이 직접 은행에 방문해 신청하면 대부업체가 끼어드는 일도 자연스레 없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의 통계를 보면 이러한 불법사금융 적발 건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불법사금융 관련 피해 신고·상담은 약 6만여건으로, 이 가운데 수사를 의뢰한 건 495건에 달한다. 전년 대비 검거 건수는 16%, 범죄수익 보전금액은 66% 증가하기도 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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