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귀환어부 피해보상 서둘러야”…특별법 요구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피해보상 특별법 추진위원회 출범식이 28일 오후 속초시청 회의실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1960년대 동해안에서 조업 중 북한에 납치됐다가 귀환한 뒤 당시 간첩으로 몰렸던 ‘납북귀환어부’들이 인권침해와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동해안 납북귀환어부 피해자 진실규명 시민모임과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사건 강원도 민관합동추진단, 강원민주재단 등은 28일 오후 속초시청 대회의실에서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피해보상 특별법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추진위는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진실화해위의 진실 결정과 법원의 재심 무죄판결이 이어지지만, 다수의 피해자가 억울한 누명을 벗지 못했고 무죄를 받은 피해자와 가족도 제대로 피해보상을 받으려면 다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큰 산을 넘어야만 한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와 가족들이 중심이 돼 보다 빠른 진실규명과 피해보상을 가능케 하는 특별법 제정에 나서게 됐다”며 “가해자인 국가는 피해자와 가족의 명예 회복과 권리구제를 보다 빨리 진행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진위가 마련한 특별법 안은 진상규명과 재심청구, 손해배상청구 등 납북귀환어부 피해자 구제 절차를 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국가기관의 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또 직권조사 및 진상 조사, 신속한 피해보상을 위한 보상금 심의 등도 골자로 한다.

추진위는 “올해 안에 입법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며 “보다 많은 의견수렴과 숙고, 토론을 통해 제안 내용을 가다듬고 특별법 제정에 동의하는 국회의원을 통한 입법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했다.

김춘삼 동해안 납북귀환어부 피해자 진실규명 시민모임 대표는 “국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특별법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우리 모두가 고생한 만큼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살아계시는 분들이 특별법 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추진위가 밝힌 통일부 집계에 따르면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납북어부 3729명 중 귀환자 3263명이 납북귀환어부로 특정돼 가혹한 인권침해를 당했다. 이중 반공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어부는 13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귀환어부 가족들까지 시찰과 감시, 연행, 연좌제, 사회적 비난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