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특별법에도 지원 못 받아” 부산피해자대책위 발족

피해 입증 어려워 생활고 겪어…20, 30대 70여 명 참여 의사

- 부산 등 265명 첫 피해자 인정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공동 대응을 위한 대책위를 결성한다.

전세사기ㆍ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와 시민사회대책위가 26일 국회 앞에서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부산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는 피해자들과 함께 29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칭)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지역 시민사회대책위’를 결성한다고 28일 밝혔다.

현재까지 대책위에 참가 의사를 밝힌 피해자는 대부분 20, 30대로 70여 명이다. 이들은 대책위 결성을 시작으로 향후 문제 해결에 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이들에 따르면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 이후 정부가 피해자 구제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피해자 입증을 위한 조건이 까다로워 원활한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 전세금을 돌려 받는 문제 외에 당장의 생활고도 크다. 일부 피해자는 임대인이 잠적하면서 관리비가 체납돼 단전·단수나 건물 엘리베이터 가동 중단 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피해자에겐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데 여러 이유로 정부 지원이 닿지 않거나 상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며 “부산에서는 전세계약 만료가 도래하는 올해 하반기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책위를 통해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건축왕 전세사기’ 피해자 195명을 포함한 부산과 인천 피해자 64명 등 전국 총 265명의 임차인이 첫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2차 전체회의를 열고 피해 인정을 신청한 268명 중 265명을 ‘피해자’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1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시행되고 위원회가 발족한 이후 나온 첫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이다. 피해 인정자는 앞으로 정부의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