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한국에 최대규모 핵무장 전략잠수함 파견”...실현시 40년만에 처음

냉전붕괴 후 한반도 향해 전개된 적 없는 ‘핵전력’
尹·바이든 ‘워싱턴 선언’ 후 전개 실현 여부 주목
“北 겁주기보다 ‘한국 안심’에 더 성공적일 수도”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잠수함의 미사일 수직발사관. 미 해군 제공

미국이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최대 규모의 오하이오급 핵탄두 탑재 잠수함(SSBN·전략핵잠수함)을 파견할 계획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수천㎞ 떨어진 목표물을 겨냥해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이 한국에 보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기한 잠항이 가능한 데다 수개월 연속으로 순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이 핵잠수함은 미 해군 최강 전력 중 하나다. 또 핵탄두를 실은 핵잠수함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이기도 하다.

다만 미국과 한국의 당국자들은 이 같은 핵탄두 무장 잠수함의 기항 시기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고 WSJ은 덧붙였다. 미국은 1990년대 냉전 체재 붕괴 이전인 1980년대를 마지막으로 SSBN을 한반도 또는 인근 해역에 전개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전략핵잠수함 파견 계획이 알려진 것은 미 해군의 핵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미시건함’이 지난 16일 부산에 입항해 한국 해군과 연합 특수작전을 진행한 지 약 2주 만에 전해진 것이다. WSJ은 미국이 이번에 최대 규모의 전략핵잠수함을 파견하는 것에 대해 "우선 지난 수년간 미사일 도발을 이어온 북한 김정은 정권을 덜컹거리게 할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해군의 핵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미시건함’이 지난 16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이번 핵잠수함 파견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의 첫 실질적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WSJ은 평가했다. WSJ은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이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겠다는 비확산 의지를 재차 천명하는 동시에 미국은 이에 대한 대가로 한국에 핵잠수함, B-52 폭격기 등 전략 자산을 파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시 워싱턴 선언에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이 명문화됐다는 것이다. 이번 전략햄잠수함 파견은 북한을 억제하고 동맹인 한국을 안심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겁주기 보다는 한국을 안심시키는 데 더 성공적일 수 있다고 WSJ는 강조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