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침수 막으려고 나섰는데”…위험 속 수리시설 감시원
[KBS 광주] [앵커]
이번 폭우에 함평에서 실종된 주민은 한국농어촌공사와 계약을 맺고 활동하던 수리시설 감시원이었습니다.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폭우 속에 농어촌공사 대신 수문을 관리하다가 사고를 당했는데요.
감시원들에 대한 안전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함평에 시간당 최고 70밀리미터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던 어젯밤.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관계기관의 안전문자가 이어졌지만 67살 여성 오 모씨는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수리시설 감시원으로서, 마을 농경지가 침수되는 걸 막으려면 농수로에서 하천으로 이어지는 수문을 열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김애자/마을 주민 : "가서 (수문 여는 버튼을) 눌렀는데 (이물질에) 많이 막혀서 못내려가니까 낫으로 긁었대요. 캄캄하니까 남자가 차에서 손전등을 가지러 간 동안에 (사고가 났죠.)"]
한국농어촌공사와 계약을 맺고 농어촌의 물 관리 시설물을 관리하는 수리시설 감시원.
전국적으로 7300명이 넘는데, 평균 연령 64살에 80대도 있습니다.
농어촌공사의 일을 대신해주고 받는 돈은 최저임금인 시간당 9천620원.
폭우 등 위험한 상황 속에도 불어난 물이 흐르는 하천의 수문을 열고 닫거나 주변에 낀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김계선/수리시설 감시원 : "그렇죠. 좀 위험하죠. 위험하다고 볼 수 있죠. 비오면 아무래도 (수문) 관리하면, 열었다 닫았다가 하려면 부담스럽죠."]
대부분 고령으로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현장 작업을 제한하는 매뉴얼은 없습니다.
[양희충/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기획부장 : "계약할 때 안전관리 교육을 최초에 실시하고…. (이번에는) 수문을 조작해달라는 요청이나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안전규정도 없이 농어촌공사를 대신해 수문관리를 담당하는 감시원들...
농어촌공사는 감시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조민웅
김호 기자 (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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