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 마약' 재판 본격화...'범죄단체 가담 몰랐나'

정원일 2023. 6. 2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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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강남 대치동 학원가 한복판에서 학생들에게 필로폰을 넣은 일명 '마약음료'를 나눠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의 첫 공판이 28일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길모씨(26)와 김모씨(39), 박모씨(36) 등 3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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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학원가에 퍼진 '마약 음료' 사건 관련 제조 및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남성 길모씨(왼쪽)와 번호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남성 김모씨가 1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4.1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강남 대치동 학원가 한복판에서 학생들에게 필로폰을 넣은 일명 ‘마약음료’를 나눠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의 첫 공판이 28일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길모씨(26)와 김모씨(39), 박모씨(36) 등 3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보이스피싱 중계기 관리책으로 지목된 김씨의 전 연인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중계기를 사용해 중국 인터넷 전화번호를 국내번호로 변작해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도운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을 받는다. 김씨는 144개의 유심칩을 관리하며 전화번호를 변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에게 범죄단체가입, 공갈미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도 적용했다.

김씨는 이날 법정에서 직접 자신의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김씨는 100여개의 유심칩 관리에 대해 "보이스피싱에 사용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면서도 "(유심칩)전부가 보이스피싱에 사용될 것인지는 구분하기가 어"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씨는 "광고 쪽으로 하는 거지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건 아니라고 판단해서 얘기를 드리는 것"이라며 "텔레그램 내용을 보면 제가 쓴 내용과 얼추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김씨의 전 연인 A씨를 신문하며 김씨가 평소에 보이스피싱 가담 여부를 인식하고 있었는지 캐물었다. 검사가 A씨에게 "김영민과 같이 지내며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사용하는 중계기를 사용했는데 김씨가 불법행위 하는 거 몰랐나"라도 묻자, A씨는 "당시 사이좋진 않아서 관심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불안했지만,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될 줄은 전혀 생각 못 했다"고도 말했다.

증인신문을 마친 뒤 김씨는 직접 재판부에 "A씨는 지금 말하는 거랑 알고 말하는 거랑 조금 구분을 좀 못한다"며 "만나면서 느낀 건데 현시점에 안 것을 예전에 알았던 것처럼 말하는 것도 있어서 양해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증거조사와 피고인 신문을 위한 차회 기일을 오는 7월 10일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앞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길씨 등 3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길씨는 지난 3월 22일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가입한 후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마약 음료를 제조한 뒤 '집중력 강화 음료' 무료 시음 행사인 것처럼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마약음료를 마시도록 해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또 피해자 학부모 6명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협박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는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음료에 사용된 필로폰을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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