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해외수당도 통상임금…한수원, 미지급된 300억원 지급해야"(종합)

1심 "해외근무수당, 근로의 대가로 지급"
미지급된 임금 차액 300여억원 지급 판결
한수원 "임금체불 아냐…결과에 따라 조치"

【경주=뉴시스】 이은희 기자 = 경주시 양북면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2019.01.10. (사진= 한수원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손차민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해외 파견 직원 1100여명에게 300억원대 미지급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원전 건설을 위해 해외로 파견된 직원들에게 지급한 해외근무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판사 정현석)는 지난 23일 한수원 직원 A씨 등 1173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수원이 소를 제기한 직원들에게 총 300억원대에 이르는 체불 임금을 지급하라고 했다.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지난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공사와 원전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사업수행을 위해 한수원과 'UAE 원전 공동사업관리에 관한 협정'을 맺었다.

한수원 직원 A씨 등은 UAE에 파견돼 해외 근무를 하며 한전과의 공동사업본부에서 건설 분야 기술지원 등의 업무를 하는 등 원전 준공 전·후 운영지원계약 업무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한수원의 보수 규정에서 정한 보수와 별도로 매월 해외근무수당을 현지 화폐인 디르함(AED)으로 지급받았다.

한수원 측은 A씨 등의 통상임금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해외근무수당을 제외한 채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 등은 해외근무수당은 모든 근로자들에게 일률적·정기적·고정적으로 지급됐으므로 해외근무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외근무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산정한 시간외근로수당과 이미 지급한 시간외근로수당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한수원 측은 해외근무수당은 해외에서의 생활비를 보전해주는 체제비, 실비변상적 급여로서 임금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한전과의 공동사업본부 근무 직원들의 경우에는 한전에서 해외근무수당을 지급해왔다며 한수원은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1심은 이 사건 해외근무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고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외근무수당은 근무 환경의 열악한 정도에 따라 특수한 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하는 어려움을 보상하기 위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금원"이라며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므로 실비변상적 체재비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전과의) 공동사업본부 근무 직원들은 한수원 소속 근로자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전의 업무지시에 따라 근무했다"며 "이들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는 한전이 아닌 한수원에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해외근무수당은 한수원 측에게 지급 의무가 지워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A씨 등이 청구한 300억원대 금액을 모두 인용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해외근무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소송이기에 '임금체불'이 아니다"라며 "소송의 법적 절차가 마무리 되는 대로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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