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TSMC 추월 시동 건 삼성… 정부·지자체도 팔 걷고 나서라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이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글로벌 1위 기업인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한 로드맵을 전격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을 열고 2나노(nm, 10억분의 1m) 공정 양산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2025년부터 양산에 들어가 모바일 제품에 적용한다. 2026년에는 고성능컴퓨팅(HPC), 2027년에는 차량용 반도체로 확대해 영토를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1.4나노 공정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계획대로라면 2나노는 TSMC와 같은 해, 1.4나노는 TSMC보다 먼저 양산에 돌입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기술력으로 TSMC를 앞지르겠다는 자신감이 담겨있다.

2나노는 파운드리 업체들의 차세대 격전지다. TSMC와 삼성전자, 인텔 외에도 일본의 신생업체 라피더스까지 참전을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파운드리 업력이 짧은 삼성전자가 TSMC에 뒤져있는 게 사실이지만, 2나노 공정부터는 TSMC와의 진정한 기술력 경쟁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가 이렇게 자신을 갖는 배경으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꼽을 수 있다. GAA 기술은 기존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FinFET)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 파운드리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작년 6월 업계 처음으로 GAA 기술을 도입했다. 이는 나노 경쟁에서 TSMC를 앞지르는 발판이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인텔이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다, 시장점유율에서 TSMC와 격차는 다소 벌어진 상태다. 그러나 2나노부터는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이 TSMC 추월에 시동을 걸었다. 조만간 역전의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기업 혼자 힘으로는 버겁다.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미국·대만·중국·일본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반도체 대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뿐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국가대항전'이라해도 다름 없는 것이다. 우리 역시 팔 걷고 총력지원에 나서야 한다. 원팀이 되어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삼성이 일심동체가 된다면 TSMC 추월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