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1등" 자신만만 삼성 무기… 2나노 양산·IP 확보·생산거점 확대 [삼성, 파운드리 승부수 던졌다]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삼성전자가 5년 안에 TSMC를 끌어내리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문을 메모리 사업부문처럼 세계 1위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은 2나노(㎚·10억분의 1m) 양산을 비롯해 안정적인 반도체 설계자산(IP) 확보, 생산거점 확대라는 모든 준비를 끝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진단이다.

27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트랜스포머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약 16%다. 60%에 육박하는 1위 TSMC에 상당히 뒤져 있다. 하지만 최첨단 공정 개발에 힘을 쏟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매출은 급증세다. 지난 2021년 3·4분기부터 분기별 사업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린 파운드리사업부는 지난해 연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장비를 활용해 7나노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등 첨단공정에서 GAA(AI 반도체에 가장 최적화된 차세대 트랜지스터) 트랜지스터 등 신구조 도입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또 생산 확대를 추진하며 안정적 공급역량을 확보한 점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급성장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가 2025년 모바일용 2나노 공정을 양산, 2026년 고성능컴퓨팅(HPC)용, 2027년 오토모티브용 등 2나노의 구체적 로드맵을 TSMC보다 선제적으로 내놓은 것은 TSMC와의 미세공정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또 관련 업체들과 첨단 패키지 협의체 'MDI(Multi Die Integration) 동맹'을 구성하고 오는 2027년 반도체 생산능력을 지난 2021년 대비 7.3배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도 TSMC를 제칠 수 있다는 목표를 발표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

생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한국 평택 3라인에서 모바일 등 다양한 응용처의 파운드리 제품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또 현재 미국 텍사스주에서 건설 중인 테일러 1라인을 계획대로 올해 하반기에 완공, 내년 하반기에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평택과 테일러에 이어 국가산업단지로 조성 중인 용인으로 생산거점을 확대해 나간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사업부의 업력 등은 TSMC에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기술력에서 삼성전자가 TSMC의 유일한 대항마라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