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 밀값까지 내려 명분 잃은 라면·과자업계… 롯데 내리고 오리온은 눈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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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과 삼양식품에 이어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롯데푸드), 해태, 오뚜기, 팔도, SPC 등 라면, 과자, 빵 제조업체들이 일제히 가격 인하 방침을 내놓았다.
현재는 과자·라면 가격 인상의 명분이 제분업계의 밀가루 공급가격 인하분 만큼 약해지게 된 상황이다.
라면업체에 이어 이번에 제과업계 맏형인 롯데웰푸드가 가격을 내린 만큼,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 움직임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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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도 '아이비 오리지널' 인하
오리온, 밀가루 사용비중 2% 그쳐 고심
라면업체 등 식품업계 인하러시 이어질수도
농심과 삼양식품에 이어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롯데푸드), 해태, 오뚜기, 팔도, SPC 등 라면, 과자, 빵 제조업체들이 일제히 가격 인하 방침을 내놓았다. 정부의 요청에 제분업계의 밀가루 공급가격 인하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물가 인상 억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28일 롯데웰푸드는 7월 1일부터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등 총 3종의 가격(편의점 기준)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서민 물가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과자 대표 브랜드인 3종에 대해 가격 인하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이날 스낵면, 참깨라면, 진짬뽕 등 라면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고 밝혔다. 팔도도 7월 1일부터 차례로 일품해물라면, 왕뚜껑봉지면, 남자라면 등 11개 라면 제품을 소비자 가격 기준 평균 5.1% 인하하기로 했다.
SPC도 7월 초순부터 순차적으로 파리바게뜨 식빵·바게트, SPC 삼립의 크림빵 등 대표제품 포함해 총 30종 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고 밝혔다. 해태제과는 '아이비 오리지널' 한 종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가격을 10% 인하하기로 했다.
전날에는 농심이 신라면(봉지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내달 1일 각각 4.5%, 6.9% 인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양식품은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품목 가격을 평균 4.7% 낮추기로 했다. 농심 측은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라면 원재료 소맥분(밀가루)의 가격이 오는 7월부터 5% 인하하는 점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격인하는 전날 라면업계의 가격 인하가 결정타가 돼 급박하게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밀가루 공급가는 그간 식품업계는 과자·라면 가격 인상의 주요 사유로 꼽았던 '원부자재 가격'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현재는 과자·라면 가격 인상의 명분이 제분업계의 밀가루 공급가격 인하분 만큼 약해지게 된 상황이다.
라면업체에 이어 이번에 제과업계 맏형인 롯데웰푸드가 가격을 내린 만큼,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 움직임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9월 제품가격을 올리면서, 원부자재 가격·에너지 비용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에는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했던 오리온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도 전품목에 대하여 원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으로 지금은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진 않지만, 향후 원부자재 가격, 에너지 비용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밀가루 가격 하나 내린다고 제품 가격을 당장 내리긴 어렵고 에너지, 설탕가격 등 다른 제반 비용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리온의 경우 전체 제품 원재료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이 2% 내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여전히 가격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제과업체 A사의 경우 영업이익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제품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한편 롯데웰푸드는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으로 과자류 제품에서 두자릿수 인상률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오리온도 지난해 전체 60개 품목 중 16개 제품에 대해 15.8% 인상률로 9년만의 가격인상을 한 바 있다.
해태제과는 2021년 6월 5개 제품의 판매 가격을 10.8% 올린 데 이어, 작년 4월에는 제품 8종의 가격을 12.9% 올렸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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