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리스트’ 빠진 에스컬레이터 연결장치…“기준 높여야”
[앵커]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경기 성남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원인은 동력 연결장치 마모 때문이라는 잠정 결론이 나왔죠.
그런데 코레일 자체 점검이나 정기 검사에서 이 연결장치가 점검 대상에서 빠져 있는 사실이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 점검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일, 출근길에 14명이 다친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철도경찰은 모터와 감속기를 연결하는 장치가 마모돼 사고가 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습니다.
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을까?
KBS가 입수한 사고 한 달 전 코레일의 자체 점검 결과 답변서입니다.
연결장치에 대한 "별도 점검항목은 없다"고 돼 있습니다.
지난해 정기검사 때도 별도 점검은 없었습니다.
동력 연결장치는 일체형으로 돼 있어 마모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고, 일일이 뜯어보기엔 너무 오래 걸린다는 이유에섭니다.
[김성호/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 : "(연결장치는) 철제 제품으로 마감이 돼 있기 때문에 뜯지 않고서는 제품의 이상 유무를 알 수가 없습니다. 시간이 좀 소요되더라도 점검할 필요가..."]
코레일 측은 소음이나 열화상 점검을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해왔고, 최근 합동 조사 결과에 따라 비슷한 시기 설치된 동일 기종의 에스컬레이터를 대상으로 내시경 카메라와 진동 측정기로 우선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비슷한 사고가 계속 반복된다는 겁니다.
2013년 야탑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로 20명이 넘게 다쳤는데, 이때도 또 다른 연결장치 마모가 원인이었지만 점검 항목에는 여전히 빠져 있습니다.
[박정하/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 "코레일이 전국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에스컬레이터는 똑같은 기준으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이 관리 기준에 대해서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으면 모든 에스컬레이터가 같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하철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매년 600건 이상 발생합니다.
설치된 지 15년이 지난 에스컬레이터도 300대가 넘는 만큼 점검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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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아 기자 (gi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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