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들 갚아야할 돈 1조원 입니다”…5대은행 청구서 날벼락
3년간 대출 16% 늘 때 연체는 71% 증가
자영업자 연체잔액 4138억→7290억
빠른 부실화에 올들어 1조 넘어선 듯
중소법인 연체도 작년부터 상승 전환
6대 지방은행도 연체 관리 ‘비상’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 연체액은 1조6459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와 중소법인의 연체액을 합한 숫자다. 전년(1조1275억원)과 비교해 46% 뛰었다. 지난 달 5대 은행의 기업 대출 평균 연체율(0.37%)로 단순 계산해보면 최근 중소기업 연체액은 2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사업자와 중소법인으로 이뤄진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의 전체 기업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은행 기업여신의 핵심이다.
은행들이 정부 방침대로 코로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중소법인에 대해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 금융 지원을 유지하면서 부실 가능성이 높은 차주에 대한 연체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부실이 수면 위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연체액이 전체 대출 규모보다 더 빨리 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작년에 사상 첫 300조원을 돌파했다. 2020년 270조8556억원에서 작년 314조795억원으로 16%(43조2239억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연체액은 2년새 71.8%(3048억원) 급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중소법인 연체액은 2018년 1조257억원에서 2021년 7138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줄었지만 작년엔 전년보다 28.5% 증가한 9168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들은 한계기업 증가로 인한 중소법인 연체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방은행 상황도 좋지 않다. 작년 6대 지방은행의 개인사업자 연체액은 1844억원으로 전년(1382억원)보다 33.4% 늘었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매년 감소하다가 작년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소법인의 연체는 작년 2360억원으로 전년(2354억원)과 비슷하지만, 일부 은행들은 연체액이 두 배 가량 늘면서 연체율이 위험 수위(0.5%)를 넘어섰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오는 9월 정부의 코로나 금융지원이 사실상 종료되는데다 당분간 고금리가 지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의 대출 금리는 작년 말 연 6%대에서 최근 5.2~5.5%로 떨어졌지만, 2020년과 2021년(연 2~3%)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대출금리 부담이 유지될 경우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 규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도 자영업자와 중소법인발 대규모 부실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시중 은행들은 정부의 금융 지원이 끝나도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해 부실 위험 차주에 대한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분할납부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4월부터 인공지능(AI)으로 고도화한 여신관리평가시스템을 활용해 다중채무 등 취약차주를 집중 관리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부실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체관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금융지원을 계속 연장하면 은행들이 부채 리스크를 가늠하기 어려워진다”며 “은행이 자율적으로 차주의 영업상태 등을 분석해 필요에 따라 부실을 털어버려야 건전성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양정숙 의원은 “정부는 자영업자 등 중소기업의 연착륙을 위해 정교한 지원 방안을 짜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며 “연체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경기 부진의 영향도 큰 만큼 경기 부양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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