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잦아진 4대그룹 해외출장…현대차그룹은 새 전용기 도입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3. 6. 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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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조종사 신규 채용중
“비행경력 7천시간 기장만”
민항사 요건보다 높은 기준
삼성은 대한항공 전세기 계약
SK는 여객기 3대, LG는 1대
현장경영 늘며 전용기 수요↑
걸프스트림 G650ER [걸프스트림]
국내 주요 기업 총수의 해외 출장이 부쩍 늘면서 전용기 수요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 종식으로 해외 출장이 활성화되고,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한 달에 한두 번 꼴로 해외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신규 전용기 도입에 나섰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해외 일정이 있을 때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포함한 최고경영진이 전용 여객기 한 대를 번갈아 이용했다. 이번에 전용기를 한 대 더 도입함으로써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현장 경영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최근 항공기 조종사 채용에 나섰다. 내달 10일까지 지원자 접수를 마감한 뒤 관련 절차를 거쳐 입사자를 최종 선발한다. 현대차그룹이 조종사 채용 공고에 명시한 운항 기종은 ‘걸프스트림 G650ER’이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전용기 ‘보잉 BBJ 737-7’은 예비 기종으로 안내됐다.

현대차그룹은 항공기 조종사의 지원 자격을 국내외 항공사에서 기장 경력을 보유한 자로 제한했다. 여기에 누적 비행시간 경력이 7000시간(후방석 비행시간 제외) 이상이어야 한다. 국내 항공업계가 신입 조종사를 채용할 때 요구하는 비행시간은 항공사별로 대한항공 1000시간, 제주항공 300시간 등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업 전용기 조종사는 민간항공사에 비해 근무 여건과 처우가 좋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2대의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가 보유한 전용기는 2009년 등록한 헬기(S-76C) 1대, 2014년 등록한 여객기(BBJ 737-7) 1대 등이다. 현재 조종사를 채용하고 있는 G650ER은 아직 국토교통부에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전용기 운항을 총괄하는 조직을 사내에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 조직의 역할은 전용기에 탑승한 임직원이 비즈니스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편안한 운항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조종사뿐 아니라 객실승무원도 주기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G650ER 조종사를 신규 채용한다는 것은 앞으로 이 항공기를 새로 도입해 자체 운용한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G650ER은 BBJ 737-7보다 크기는 작지만 운항거리, 순항속도 등이 더 뛰어나다. 인천에서 미국 동부로 이동할 때 BBJ 737-7은 알래스카·시애틀 등 미 북서부를 들러야 하지만, G650ER은 뉴욕 주변 지역까지 한 번에 날아갈 수 있다. 인천에서 LA로 동일한 거리를 이동하는 경우 BBJ 737-7은 약 12시간, G650ER은 약 11시간 걸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방문부터 이달 베트남 방문까지 공식 일정만 집계해도 9차례 해외 지역을 방문했다. 비공개 일정을 포함하면 올 상반기에만 최소 10회 이상 해외 출장에 나선 셈이다.

국내 4대 그룹은 여객기를 자체 보유·운항하거나 대한항공의 비즈니스제트(전세기)를 임차하는 방식으로 해외출장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BBJ 737-7, BBJ 787-8, G650ER, 글로벌익스프레스 XRS 등 총 4대의 여객기를 전세기 사업 용도로 운영중이다. 삼성은 대한항공이 지난해 신규 도입한 B787-8을 포함해 전세기 2~3종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 등록 기준, SK·현대차·LG·한화 등 4개 그룹이 보유한 전용 여객기는 총 6대다. 그룹별로 SK 3대, 현대차·LG·한화 각 1대 등이다.
걸프스트림 G650ER 실내 [걸프스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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