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이낙연 'DJ 묘역 참배'로 첫 행보…"내 정치의 원점"

조익신 기자 2023. 6. 2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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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귀국 4일 만에 첫 공식 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았습니다. DJ 묘역을 참배한 뒤 "김대중 대통령은 제 정치의 원점"이라며 "정치를 다시 생각한다"는 소회를 밝혔죠. DJ가 세웠던 민주당의 가치를 강조한 게 아니냐, 이런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친명계에선 이 전 대표가 당의 통합을 위해 이재명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이런 내용들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미국에서 귀국한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첫 공식 행보로 현충원을 찾아, DJ 묘역을 참배했습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첫 일정으로 묘역 참배 결정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김대중 대통령은 제 정치의 원점입니다. 그래서 일년 전에 출국할 때도 여기 와서 출국 인사를 드렸던 것처럼 오늘도 귀국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이 전 대표는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나라가 어지럽고 국민이 괴로운 시기, 원점에서 정치를 다시 생각한다"는 소회도 따로 밝혔는데요. DJ의 민주당! 그때가 그리운 걸까요? 입국 당시 새정치국민회의의 상징색, 청록색 넥타이를 맸던 것처럼 말입니다.

[김현정/진행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저것을 맨 거는 그 당시의 그 민주당에 대한 어떤 그리움, 동경, 다른 말로 하면 지금의 민주당은 그때 민주당과 좀 다르지 않느냐…]

실제로 친낙계에선 '민주당다움'을 되찾아야 한다, 목소리를 내고 있죠.

[윤영찬/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6일) : 방탄 정당이라는 프레임에 싸였고 그다음에 돈봉투 사건이나 코인 사건 같은 그런 윤리적인 문제, 그다음에 민주당의 어떤 정신과 가치. 예를 들어 가지고 민주당의 방향이 뭐냐, 중산층과 서민의 정답이 맞냐…]

다만, 이 전 대표 본인은 말을 아끼는 모습입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지금 당내 어수선한 상황에서 역할론 대두되고 있는데} {혹시 관련해서 입장 있으실까요?} … {지금 당 상황이 어수선한데 혹시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이 전 대표의 앞으로 행보! 일단은 인사를 드리러 다니겠다고만 밝혔는데요.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향후 행보 같은 것도 계획하고 계신지.} 예, 우선은 인사드릴 곳은 인사드리는 거고요. 현재까지는 거기까지 정하고 있습니다.]

친명계에선 이재명 대표부터 만나라, 주문에 나섰습니다. 당의 통합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겁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첫 번째, 함께 검찰 정권에 맞서자. 두 번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함께 저지하자. 세 번째, 당의 혁신을 위해서 힘을 모으자. 이 세 가지를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님께서 합의를 해주시면 통합의 길로 가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이미 세워놓은 일정이 있는 듯하죠.

[윤영찬/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6일) : 현충원이라든지 우리 문재인 대통령님이나 봉하, 그다음에 5·18 묘지, 이런 무대에는 아마 일정들을 생각을 하고 계시지 않을까…]

더욱이 이재명 대표를 만난다는 건, 이 대표 체제에 힘을 싣는다는 이야긴데요. 이낙연 전 대표의 생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이재명 대표한테 힘을 실어서 이재명 체제를 더 강하게 해야 된다, 그래야 그게 민주당이 사는 분이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낙연도 힘을 바로 보태야 된다는 건데 글쎄 이낙연 전 대표 본인은 그렇게 생각할까요?]

이 전 대표가 그리는 민주당!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지지기반부터 확실히 다져야겠죠.

[박성민/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26일) : 문재인 (전) 대통령님을 조금 더 저는 빨리 만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그런 점에서 본인이 그동안 못 만났던 지지자들, 호남을 간다든지 이런 식으로 약간 이제 본인을 기다려왔던 사람들을 먼저 빨리 더 많이 만나지 않을까…]

의원들의 뜻도 모아야 합니다. 지금은 비명계에서조차 이 전 대표에게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민주당이 혁신을 해야 되는데, 이재명 체제에 대해서 우리가 문제 제기를 많이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백(back) 해가지고 이낙연으로 간다? 그거는 또 아니다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상당히 있죠.]

[박원석/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전이고, 그런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리더십이고, 지금 흩어진 국민의 기대를 다시 모으는 거고, 내년 총선에 중간층까지의 정치적 확장을 이뤄낼 수 있는 그런 어떤 리더십이 요구되는 건데 그게 과연 이낙연 대표인지에 대해서 회의가 있는 거죠.]

실제로 정치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비명계에서 대놓고 조언하기도 했죠.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 8일) : 당에 도움이 안 되면 비켜서 있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지도자의 표상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7일) : 저는 정계 복귀는 하지 마시고. {복귀하지 마시고.} 대한민국 복귀는 괜찮을 것 같아요.]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22일) : 가급적 현실 정치에는 관여를 하시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낙향을 좀 하셔서…]

이 전 대표! 정치를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본인만의 비전을 보여줘야 할텐데요.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민주당 주류하고 각을 세울 수도 있는 거고요, 어떤 면에서는 차별화를. 그런데 그게 약간 위험한 게 까딱하면 '수박이냐, 저쪽 편이냐' 그런 공격을 또 당할 수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그 공격당할까 봐 또 비슷한 이야기하면 '왜 왔냐' 이런 이야기 들을 수 있는 거고. 선택의 문제인 거죠.]

이 과정에서 자칫 계파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이 전 대표의 총선 파괴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편으론 이재명 대표와 대놓고 한판 크게 붙어라! 은근히 싸움을 부추겼는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상당히 우리 당한테 큰 도전이 되는 거죠. 이낙연 같은 중도 합리적 인사가 당을 맡게 되면 우리 총선 170석이 아니라 130석, 120석도 힘들 겁니다. {그렇게 보세요?} 예, 민주당이 압승할 겁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남지사 하다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총리로 뽑아준 이후로 그냥 평온하게 계속 레드카펫, 꽃길 걷다가 갑자기 이제 이재명 대표한테 확 잡아먹힌 케이스거든요.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있으면 안 되는 거예요. 정말 제대로 싸워서 이재명의 노선이 맞냐, 한번 죽기 살기로 싸울 각오를 해야 되는데…]

국민의힘의 속내, 이 전 대표 측도 잘 알고 있는 듯싶습니다.

[박성민/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금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다고 자꾸 국민의힘에서는 고차원적으로 분석을 하세요, 자꾸. 이제 어떤 구도가 생길 거고, 그걸 통해서 어떻게 흘러갈 거고, 이렇게 굉장히 내다보시는 분석들을 많이 하는데 원하는 대로 그렇게 당이 갈라지지 않을 거다…]

결국 '반이재명'이 아니라 차별화된 이낙연을 보여줘야 한다는 건데요. 결코 쉬운 길은 아닌 듯싶습니다.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이낙연/당시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지난해 2월 21일) : 이제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끝내겠습니다. 저희 몫을 내려놓고 통합의 정치를 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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