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엘리엇 소송’ 판정 내용, 법무부는 상세히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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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한테서 지난해 5월 720억원을 더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엘리엇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 조정신청을 법원에 낸 일성신약 등 일부 주주가 지난해 4월 법원 판결로 확정받은 주가로 계산해 주식값을 더 받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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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한테서 지난해 5월 720억원을 더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이 돈을 준 것은 합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고, 엘리엇에 특혜를 준 것도 아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법 규정에 따라 계산한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이 불합리하다면 합의해 조정하거나 법원 판결로 조정을 구할 수 있다. 엘리엇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 조정신청을 법원에 낸 일성신약 등 일부 주주가 지난해 4월 법원 판결로 확정받은 주가로 계산해 주식값을 더 받아낸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손실을 보전받았다면, 엘리엇이 주장하는 추가 손실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 상설중재재판소는 지난 20일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는 엘리엇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5359만달러(현 환율로 약 690억원)와 지연이자, 법률 비용을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중재재판소가 누리집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한국 정부는 엘리엇이 주장하는 손해액 산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 조정으로 추가로 받는 돈’은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엘리엇도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재판소가 최종적으로 5359만달러를 물어주라고 한 것은 그 외에 엘리엇이 주장한 손해를 일부 인정했다는 뜻이다.
재판소의 판정 결과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국내 주주는 일부가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높여 받은 것 말고는 그 이상의 손해를 배상받지 못하고 있다. 재판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S) 조항을 근거로 삼성물산 국내 주주들에게는 없는 손해배상 권리를 미국계 펀드인 엘리엇에만 인정한 것이라면 매우 불합리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외국인 국제배상권에 대해 근본부터 돌아봐야 한다.
법무부는 이번 판정 내용에 대해 간략한 보도자료만 내고 핵심이 되는 것은 전혀 밝히지 않았다. 무엇보다 엘리엇에 배상하라는 손해액이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이 엘리엇에 돈을 준 사실조차 확인을 거부했다. 옳지 않은 태도다. 재판소의 판정대로라면 국민이 낸 세금으로 손해배상을 해줘야 할 판인데, 국민에게 숨기는 것이 있어선 안 된다. 판정에 대해 ‘취소 신청’을 하든 안 하든, 법무부는 먼저 판정 내용을 국민 앞에 상세히 공개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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