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숨가쁜 반도체 대항전, 정부 총력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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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7일(현지시간) '삼성파운드리 포럼 2023'을 열어 최첨단 2나노(㎚·10억분의 1m) 공정 로드맵을 공개했다.
2025년 모바일 중심으로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해 2026년 고성능컴퓨팅(HPC), 2027년 자율주행으로 공정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4나노 공정은 예정대로 2027년 양산에 돌입한다.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 등에 쓰이는 7나노 이하 공정은 TSMC 점유율이 9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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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산단 후속 지원도 필요
삼성이 첨단 공정에 사활을 거는 것은 초격차 기술만이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를 따라잡을 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2나노 공정은 3나노 공정 대비 성능이 12%, 전력 효율은 25% 뛰어나다. 미세공정 분야 성장성은 폭발적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6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9.1%, 파운드리는 12.9%이다. 이 가운데 3나노 이하 공정의 매출은 연평균 6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술력이 기업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삼성이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는 갈수록 점유율을 높이며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TSMC의 파운드리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4분기 58.5%에서 올해 1·4분기 60.1%로 올라섰다.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 등에 쓰이는 7나노 이하 공정은 TSMC 점유율이 90%에 이른다.
지금의 TSMC 위상은 대만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의 결과물이다. 공장 신축에 필요한 용수 문제나 인허가 전반의 절차를 도맡아 처리한 이들이 지방 공무원들이었다. 반도체 국가 대항전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 흐름이다. 미국의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이 겨냥한 것도 다르지 않다. 전적으로 자국 반도체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맞춰져 있다. 미국 인텔의 공격적인 투자는 이에 발맞춘 행보다. "아시아에 뺏긴 반도체 주도권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선언한 이가 인텔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다. 인텔은 최근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분리하는 사업구조 개편 카드를 꺼냈다. 삼성의 TSMC 추격전은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급박한 반도체 세계대전에 정부는 파격적인 지원과 배려를 서둘러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용인시 등이 27일 용인의 첨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부지 조성을 2년 앞당기기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삼성은 용인 산단에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5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하루 최대 전력 7GW, 물 65만t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할 대책부터 세우는 것이 먼저다. 삼성은 평택공장 건설 때 송전선 문제로 5년을 허비한 적이 있다. 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반도체 전쟁 성패는 결국 속도와 실행력에 달렸다. 민간 기술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정부가 총력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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