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형→무기징역' 권재찬 상고…"강도살인 인정돼야"

양형부당 상고 불가능…법리오해 주장
인용되면 파기환송심이 다시 형 정해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받은 권재찬에 대해 검찰이 '두 건의 살인 모두 강도살인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이 이를 인용할 경우 파기환송심이 다시 사형을 선고할 수도 있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고검은 이날 이번 사건 항소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항소심은 사형을 선고한 1심과 달리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권재찬은 2021년 12월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건물에서 A(50대·여)씨를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날인 5일 오후 중구 을왕리 인근 야산에서 공범 B(40대)씨를 살해한 혐의도 있다. 권재찬은 A씨를 살해하기 전 B씨에게 "A씨 시신이 부패할 수 있으니 야산에 땅을 파러 가자"며 을왕리 인근 야산으로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두 건의 살인 모두 일반 살인이 아닌 강도살인이라고 주장했다. 권재찬은 A씨를 살해하면서 1132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았았고, 평소 자신에게 채무를 독촉하던 B씨를 살해해 빚을 갚지 않으려고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서는 강도살인을, B씨에 대해서는 살인을 유죄로 인정했다. B씨 살인에서 '강도' 부분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강도살인의 법정형은 무기징역~사형으로, 일반 살인보다 높다.

항소심 재판부는 주요 혐의에 대해 1심과 같은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양형을 다시 판단해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B씨에 대한 살인도 강도살인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법리오해를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한 것이다.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이 선고된 경우에 피고인은 대법원에 양형 부당(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는 주장)으로 상고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이 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검찰이 앙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검찰은 "피해자 중 1인에 대해 강도살인죄가 아닌 단순 살인죄로 의율한 것은 채증법칙 위반이라고 판단했다"며 "실질에 부합하는 형의 선고로 피해자 뿐 아니라 그 유족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법리오해 주장이 대법원에서 인용될 경우 파기환송심이 열린다.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게 되는 것인데, 여기서 B씨에 대한 강도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다시 사형을 선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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