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킥보드 증가…두바퀴 車 단속, 1분 30초에 1대 꼴로 걸렸다

‘두바퀴 차’ 특별 단속 사흘째

2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 인근에서 관악경찰서 경찰들이 두 바퀴 차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3시 20분쯤 서울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 인근. 교복을 입고 전동 킥보드를 타던 고등학생 A(16)군이 안전모 미착용으로 경찰 단속에 걸렸다. A군은 단속을 위해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경찰의 요구에 “신분증과 면허증이 없다”고 답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는 원동기 면허 이상의 면허증을 소지한 만 16세부터 탑승이 가능하다. 만 15세인 A군은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를 탔다. 경찰은 “신분증이 없으면 차량 운행 사실 진술서를 쓰고 가면 된다”고 안내했다.

경찰은 지난 26일부터 오는 8월 27일까지 이륜차·자전거·PM(개인형 이동장치) 등 ‘두바퀴 차’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단속을 한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3~5월 두바퀴 차 교통사고 건수는 직전 3개월(12~2월)에 비해 30%, 부상자는 36% 증가했다.

특히 자전거·PM 교통사고 부상자가 1.5배 늘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야외활동이 증가한 데다 밤 시간 대중교통 부족의 대안으로 공유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등을 많이 이용했기 때문으로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이날 서울 관악경찰서가 단속을 벌이는 55분 동안 두바퀴 차 총 34대(이륜차 23대·PM 11대)가 신호위반, 안전장구 미착용, 무면허 등으로 적발됐다. 1분 30초에 1대꼴로 단속에 걸린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민에게 홍보효과를 높이기 위해 유동 인구와 이륜차 통행이 많은 해당 구간에서 단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도 주행으로 경찰 단속에 걸린 B(71)씨는 “지하철역 인근에서 왔는데 경찰들이 도로를 막고 있는 걸 보고 인도로 올라왔다”며 “다리가 아파서 빨리 가려고 한 것 뿐”이라고 했다. B씨에겐 범칙금 3만 원이 부과됐다.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지인과 이륜차를 동승해 단속에 걸린 30대 남성 C씨는 단속 과정에서 벌금 700만원 미납(교통사고특례법 위반)으로 수배 중인 사실이 드러났다. C씨는 현행범 체포되어 인근 지구대로 인계됐다.

이날 단속 구간을 지나간 대부분의 자전거 운전자들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지만 권고 조치만 받았다.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모 미착용에 대한 처벌 규정이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전거 운전자 안전모는 착용 의무 조항만 있고 미착용 처벌 조항이 아직 없다”며 “차후 안전모 착용 의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통보 처분할 수 있게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바퀴 차는 신체가 노출되어 있어 교통사고 발생 시 치명적 상해나 사망의 가능성이 높다.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올해 관악서 관내 교통사고 사망자 6명 가운데 3명이 두바퀴 차 사고가 원인이었다”며 “두바퀴 차 사고는 높은 위험성에 비해 운전자들의 안전·준법의식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