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언니 이경은의 투혼에도 만리장성 높았다…한국 女농구, 중국에 패하며 A조 3위 확정 [女아시아컵]

맏언니의 투혼, 그러나 만리장성은 높았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올림픽 파크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국제농구연맹(FIBA) 호주 여자농구 아시아컵 2023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81-87로 패했다.

한국은 이경은(17점 4어시스트)을 중심으로 박지수(22점 8리바운드 3스틸 2블록슛), 김단비(14점 6리바운드), 강이슬(14점)이 고군분투했다.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가는 혈전을 치렀지만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베테랑 이경은의 원맨쇼. 그가 있기에 한국은 중국과 대등한 승부를 펼칠 수 있었다. 사진=FIBA 제공

A조 3위가 된 한국은 일본과 호주의 B조 최종전에서 패한 팀과 4강 결정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경은-박지현-강이슬-김단비-박지수가 선발 출전했다.

한국은 1쿼터 초반부터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한쉬의 좁은 수비 범위, 좋지 못한 기동력을 공략하며 중국의 림을 노렸다. 박지수가 한쉬를 상대로 공격과 수비에서 압도했고 강이슬의 3점포까지 터졌다. 박지현의 공격적인 수비, 김단비의 이경은의 지원 사격이 이어진 한국은 1쿼터를 21-12로 리드했다. 중국은 1쿼터에만 9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2쿼터 역시 흐름은 좋았다. 강이슬의 손끝 감각이 뜨거웠고 연신 중국의 림을 갈랐다. 박지현과 이해란의 압박 수비도 눈부셨다. 그러나 한쉬에 대한 제어가 불가능했다. 전반에만 15점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전반을 38-32, 6점차로 앞선 채 마쳤다.

1쿼터 이후 2쿼터부터 서서히 흐름을 내주기 시작한 한국. 결국 3쿼터 중반 한쉬와 리유안을 앞세운 중국에 44-46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강이슬을 시작으로 이경은의 3점슛, 그리고 박지수의 앤드원 플레이까지 이어지며 54-46, 8점차로 순식간에 달아났다.

박지수의 고군분투. 그러나 한국은 마지막 집중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사진=FIBA 제공

문제는 중국 역시 곧바로 흐름을 바꿨다는 것이다. 한쉬의 앤드원 이후 리멍과 가오송이 연달아 득점하며 턱밑까지 쫓았다. 한국은 3쿼터를 54-53으로 간신히 앞설 수 있었다.

3쿼터 마무리가 좋지 못했던 한국. 4쿼터에도 좋지 못한 흐름이 이어졌다. 리멍과 리유안에게 연속 3점포를 허용하며 달아나는 중국을 잡아놓지 못했다. 이때 이경은이 나섰다. 박지현과 박지수의 자유투로 추격전을 펼친 한국은 이경은이 어시스트와 직접 득점을 기록하는 등 원맨쇼를 펼치며 66-65, 1점차로 재역전했다.

한국과 중국은 득점을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맞섰다. 하지만 한국은 한쉬에게 3점포를 허용하며 68-70, 다시 밀리고 말았다. 이후 석연찮은 판정까지 겹치며 한국의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았다. 이경은의 돌파로 70-72를 만든 한국. 이어진 공격 기회에서 이경은이 다시 한 번 림을 가르며 72-72 극적인 동점을 이뤘다. 중국의 마지막 공격까지 막아낸 한국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에너지가 부족했던 것일까. 한국은 리멍과 리유안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76-81, 5점차로 밀렸다. 박지수의 점퍼로 다시 불을 붙이려 했지만 리멍과 한쉬에게 연속 실점, 결국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한국은 잘 싸웠지만 끝내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다.

중국에 패한 한국은 일본과 호주의 B조 최종전에서 패한 팀과 4위 결정전을 치른다. 사진=FIBA 제공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