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주도”… 삼성, 최첨단 2나노 양산 로드맵 첫 공개 [뉴스 투데이]

정재영 2023. 6. 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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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서 ‘파운드리 포럼’
美 인텔·日 라피더스 등 개발 각축 속
차세대 핵심기술 GAA 적용 ‘차별화’
“성능 12%·전력 효율 25% 향상 전망”
2025년 모바일 중심 반도체 양산 시작
2027년 양산 목표 1.4나노 공정도 순항
삼성전자가 최첨단 반도체 공정인 2나노(㎚·10억분의 1m) 양산 로드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세계 각국이 반도체 전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챗GPT 등 인공지능(AI) 시대에 최첨단 기술력으로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를 넘어서고, 미국 인텔과 일본 신생업체 라피더스 등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최첨단 반도체 공정 기술로 AI 시대를 주도하겠다”면서 2나노 양산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5년 모바일을 중심으로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고, 2026년에는 고성능컴퓨팅(HPC), 2027년엔 자율주행 등 차량용 반도체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2나노 공정을 뛰어넘는 1.4나노 공정은 계획대로 2027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최시영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고객사들이 AI 전용 반도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에 가장 최적화된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트랜지스터 기술 혁신으로 AI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GAA 기술은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GAA 기반 3나노 반도체를 양산했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한다.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2나노 공정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는 이전 대비 성능과 전력효율이 각각 12%와 25% 향상되고, 면적은 5% 줄어든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2나노를 향한 글로벌 전쟁

‘칩4 동맹’으로 불리는 한국, 미국, 일본, 대만은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60%가량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만의 TSMC는 2나노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올해 안에 2나노 공정 반도체를 소량으로 시범 생산하고, 2025년부터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애플과 엔비디아를 2나노 제품의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인텔도 파운드리 사업 강화에 돌입했다. 현재 인텔의 선단 공정은 7나노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25년엔 1.8나노 파운드리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TSMC보다 앞선 일정인 데다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르고 있다. 최근 모바일 분야 반도체 설계자산(IP) 최강자인 영국 암(Arm)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TSMC와 삼성전자로 양분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30년 만의 ‘반도체 부흥’을 꿈꾸는 일본은 정부가 주도해 대표 기업 8곳을 모아 ‘라피더스’라는 반도체 기업을 만들고 현재 40나노 수준인 공정을 2027년 2나노로 ‘퀀텀 점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IBM과 기술 제휴를 맺었고, 일본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홋카이도에 첫 생산거점도 건설하고 있다.

◆삼성 “최첨단 기술로 ‘2나노 전쟁’서 승리”

삼성전자가 이번 포럼에서 2나노 양산 계획과 성능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다른 경쟁업체들을 기술력으로 압도하겠다는 의지가 깔렸다.

삼성전자는 물론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일본 라피더스까지 2나노 공정의 반도체 양산을 예고한 상태다. AI, HPC 등 데이터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 현재 양산 중인 3나노보다 저전력·고성능 반도체가 절실해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2나노 전쟁이 본격화했다.
삼성전자는 급성장하는 3나노 이하 파운드리 시장 공략을 위해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를 지난해 3나노 공정에 이미 도입했다. GAA는 기존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FinFET)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파운드리 게임 체인저로, 현재까지 이를 도입한 파운드리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TSMC는 2나노 공정부터 GAA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미세화 공정을 주도하는 핀펫은 전류가 위·좌·우 등 3면으로 흐른다. 차세대 기술인 GAA는 위·아래·좌·우 등 4개면으로 전류가 흐른다. GAA는 전류를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설계에 유리하다.

삼성전자 DS부문 경계현 사장은 “핀펫보다 GAA가 (파워 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GAA에 대한 고객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사명을 언급할 순 없지만, 알 만한 거의 모든 기업이 같이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 사장은 최근 KAIST 강연에서는 “2나노 공정부터 업계 1위도 GAA를 도입할 텐데, 그때가 되면 업계 1위와 같이 갈 것”이라며 2나노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재영·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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