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SG 스탠더드의 정립… "새로운 ESG 시대 열렸다"
유럽연합(EU),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칙 제정에 연이어 나선 가운데 국내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내 기업들의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한 시사점 제시와 성공적인 ESG 투자로 이끌 구체적인 전략 공유도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ESG 스탠더드 정립에 따라 지속가능경영 역량에 대한 다각적 평가의 시간이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머니투데이는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ESG 콜로키움 2023'을 주최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ESG 규칙의 시간, 투자 기회를 찾다'를 주제로 열렸다.
ESG 콜로키움 2023은 주요 선진국들의 ESG 규제 내용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우리나라에 던지는 시사점을 정리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최근 ESG 투자 시장의 현황과 특이점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요소들과 시장 전망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국내 최고 권위의 ESG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나선 이번 행사는 기업과 금융회사, 협·단체, 학계 등 100여명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송기용 머니투데이 전무이사는 이날 인사말에서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기업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다"며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의 실행은 ESG 경영의 가치를 높이고, 그린워싱 감시 시스템 고도화 발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지속가능 경영역량 제고와 ESG 투자 전략 공유가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글로벌 ESG 평가 트렌드와 데이터 활용도 문제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고은해 서스틴베스트 리서치본부장은 ESG 공시 및 평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 세계적인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은해 센터장은 "매년 투자자들의 요구, 내부적 성과 측정 등을 목적으로 투자자들이 기업의 ESG 정보와 평가 내용을 요구하고 있다"며 "실제 투자자들은 글로벌 평가기관의 ESG 평가 데이터의 높은 품질에 만족하고 활용도 역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ESG 평가 기관뿐 아니라 투자자가 ESG 데이터 사용에 있어서 책임을 갖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ESG 평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각국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에선 ESG 생태계의 선순환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ESG 정보 공시를 확대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ESG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 객관적으로 투명한 정보를 기반으로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플랫폼 기반 ESG 경영의 구체적인 사례와 효과 분석도 이뤄졌다. 차경민 PwC컨설팅 파트너는 "다양한 요구사항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ESG 통합 관리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ESG 관리 대상 지표를 제대로 정의한 후 산출 프로세스를 정비해 시스템 기반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SG 데이터 기반 플랫폼으로 탄소 배출량, 용수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등 여러 지표를 전사적으로 모아 주기적 관리가 가능한 사례를 시현했다.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엔버스의 소윤권 대표는 탄소배출상쇄권 생태계에 블록체인을 접목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블록체인이 가져올 ESG 혁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소 대표는 "탄소배출권 개발 단계에서 토큰을 활용하면 개인들이 참여가 가능해지고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될 것"이라며 "단계별 인증 절차에 블록체인 기술을 반영하면 밸리데이터 풀이 구성돼 간소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유통 비용이 줄어들고 위변조도 방지될 것"이라며 "온체인 기술로 더블 카운팅 이슈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손서원 삼성증권 ESG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녹색투자 판단 기준인 택소노미를 활용한 주식투자전략을 제시했다. 손 위원은 "택소노미는 무엇이 친환경 경제 활동인지 판단하는 기준"이라며 "택소노미는 기업이나 펀드의 환경성을 평가하고 투자자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관련 정보를 활용해 ESG 분야에서 훌륭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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