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서 화장실 급하면?…10분 안에 해결하고 다시 타면 ‘무료’

7월부터 '10분 내 재승차 환승 적용' 시범운영
시민 반응 호의적...시간 짧다는 의견도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지하철에서 화장실이 급해 잠시 내리거나, 실수로 내릴 역을 지나쳐 반대 방향 지하철을 타러 간 경험은 대부분 한번쯤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때마다 추가 요금을 내야 했는데, 내달부터 하차 후 10분 안에 다시 타면 무료다.

28일 서울시는 창의행정 우수사례 1호로 선정된 ‘지하철 10분 내 재승차 환승 적용’ 제도를 7월부터 1∼9호선에서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개찰구를 다시 통과하면 기본요금을 또 내야 한다. 실수로 내릴 역을 지나쳐 반대 방향 지하철을 타게 되거나, 화장실 이용과 역 근처 중고 거래 등 짧은 시간 개찰구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타는 경우가 그렇다.

이런 식으로 추가 요금을 내는 이용자 수는 수도권 내 하루 4만명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36%(1만4523명)는 1분 내 재탑승했는데도 추가 요금을 냈다. 이렇게 모인 추가 요금은 연간 약 180억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추가 요금 환불을 요청하거나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이에 시는 올해 3월부터 최근까지 경기·인천·코레일 등 정책기관과 수도권 13개 철도기관 등과의 협의를 거쳐 시가 운영하는 1∼9호선과 남양주시 구간(진접선)에 10분 내 재승차 제도를 우선 도입했다.

적용 구간은 1호선 서울역∼청량리역, 3호선 지축역∼오금역, 4호선 진접역∼남태령역, 6호선 응암역∼봉화산역, 7호선 장암역∼온수역, 2·5·8·9호선은 전 구간이다. 서울 외 구간 중에서는 유일하게 남양주시가 참여한다. 시는 1년간 시범운영을 거쳐 정식 도입을 추진하고 다른 노선으로도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0분 내 재승차 혜택을 받으려면 하차한 역과 동일 역(동일 호선)에서 재승차해야 한다. 개찰구를 통과할 때 '0원'이 찍히고 환승 적용 이후에는 원래대로 승차 거리에 비례해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또 지하철 이용 중 1회만 가능하고(환승 횟수 1회 차감) 선·후불 교통카드를 이용할 때만 적용된다. 1회권과 정기권은 제외된다.

시민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지하철 2호선을 자주 이용하는 안모씨(30)는 “급하게 화장실을 가거나 지하철역 앞에서 중고 거래를 할 때 좋을 것 같다”며 “다만 10분 안에 업무를 해결해야 하니 시간이 짧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연간 1000만명이 넘는 시민이 겪어온 불편을 해소해 주는 창의적인 정책”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이 겪는 보이지 않는 불편사항을 꼼꼼하게 챙겨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