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형·언니 아닌가요?"…'만 나이' 시행 첫날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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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유치원 교사 임모(39)씨는 "유치원에서 4세, 5세 반 아이들 중에선 '그럼 친구들을 형으로 불러야 하느냐' '아래 학급으로 내려가는 것이냐'며 자존심 상해 하는 아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초등학생 딸 둘과 함께 거주하는 박모(36)씨는 "나이 개념이 크지 않은 아이들도 나름대로 자기들끼리 위계가 있어서 나이 한 살이라도 많은 아이들이 보통 리드를 한다고 들었다"며 "오늘도 애들이 달라진 나이에 따라 호칭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물어봐서 '그냥 평소대로 하면 돼'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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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학부모들 노파심 "평소대로 하면 돼"
취학연령·병역의무 기준 등은 연 나이 그대로
[서울=뉴시스] 위용성 김진엽 임철휘 기자 = "친구예요? 형이에요?"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유치원 교사 임모(39)씨는 "유치원에서 4세, 5세 반 아이들 중에선 '그럼 친구들을 형으로 불러야 하느냐' '아래 학급으로 내려가는 것이냐'며 자존심 상해 하는 아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연도 별로 같은 학년이라고 선생님들이 설명해주느라 진땀을 뺐다"고 했다.
28일부터 연령 계산을 '만(滿) 나이'로 통일하는 행정기본법과 민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됐다. 이날부터 태어나자마자 1살이 되는 기존의 '세는 나이'가 아닌 당해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나이가 적용되며 생일이 지나면 1살,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2살이 어려지게 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가 된 터라 눈에 띄는 혼란은 없었지만,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 중에선 노심초사하는 이들도 있었다. 같은 학년 동급생들 사이에서도 나이가 달라지게 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일선 학교에선 이미 교육당국의 지침을 받아 아이들에게 관련 내용 교육을 일찌감치 마쳤다고 한다. 특히 '만 나이가 아니라 학년이 기준'이라는 식의 교육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한다.
전북의 한 초등학교 교사 박모씨는 "'너는 생일이 안 지났고 나는 지났으니까 형이야' 식의 장난들은 친다"며 "교실에선 아이들 사이에 워낙 사소한 것으로도 싸움이 나니 '왜 반말하느냐' 같은 걸로도 싸울 여지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초등학생 딸 둘과 함께 거주하는 박모(36)씨는 "나이 개념이 크지 않은 아이들도 나름대로 자기들끼리 위계가 있어서 나이 한 살이라도 많은 아이들이 보통 리드를 한다고 들었다"며 "오늘도 애들이 달라진 나이에 따라 호칭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물어봐서 '그냥 평소대로 하면 돼'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어려지는 것은 인류 보편적인 소망이지만, 결혼·취업 등이 늦어졌다는 이유로 주변의 눈치를 받아야 했던 이들은 특히 기쁘다고 전한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생일이 안 지나 40대에서 30대로 내려가게 됐다"며 "'결혼 안 하느냐'는 잔소리에 기죽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정책 시행에도 취학연령이나 병역의무 이행, 공무원 시험 응시 기준 등에는 만 나이를 적용하지 않는다. 청소년 보호법상 청소년 연령은 현행과 같이 유지돼 술·담배 구매 가능 연령도 그대로 유지된다. 그밖에도 보험 등 금융상품의 경우 관련 규정에서 이미 만 나이를 명시하고 있는 등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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