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동의 없이 진행한 부동산 근저당 설정, 이혼사유가 될까?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6월 28일 (수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신진희 변호사

- 재판상 이혼에서 부부 중 한 사람이 이혼을 원하지 않으면 민법 제840조에서 정한 이혼 사유는 6가지에 해당·입증해야

- 우리나라는 부부별산제를 규정, 부부라고 하더라도 한 사람의 재산은 그 사람의 소유인 것으로 인정해 원칙적으로 근저당 설정 액수가 작다면 이혼 사유 되지 않아

- 부동산 매매 과정에 돈 거래 내역이 없다면 부동산 매매계약서, 돈을 빌려준 사람이 해당 금원을 출금한 내역, 그 돈이 없었으면 매매 대금이 충당될 수 없었던 사정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남편과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결혼생활 내내 단 하루도 마음이 편안한 적이 없었습니다.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죠.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 아이들은 이제 장성해서 어엿한 어른이 됐죠. 이제 겨우 숨 돌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외박을 자주 했고, 부동산에 허위로 근저당권 채무를 설정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가 외박을 자주 하긴 했지만 모두 업무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외박을 해야 할 땐 남편에게 미리 연락했었고 심지어 남편이 제 일을 도운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근저당의 경우에는 제가 부동산을 팔고 살 때 지인에게 빌렸던 돈이 있었어요. 그쪽에서 얼른 갚으라고 독촉하길래, 급히 다른 사람에게 빌린 돈으로 채무를 상환했었는데요, 그때 빌려준 사람이 근저당 설정을 원해서 해준 것뿐이지, 결코 허위가 아닙니다. 남편의 동의 없이 제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한 것만으로도 이혼사유가 될까요? 제가 지인에게 현금으로 돈을 받아서 증거가 부족할 수도 있는데 저에게 많이 불리할까요? 그동안 참고 살아온 세월이 있는데 이제 와서 이혼당하기에는 너무 억울합니다. " 우리나라 부부들의 이혼 사유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거는 뭘까요?

◆ 신진희 변호사(이하 신진희):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은 배우자의 외도나 폭력이 가장 많을 것 같고, 그 외에도 성격 차이, 경제적 문제, 육아 및 가사 문제로 인한 갈등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조인섭: 아무래도 협의이혼일 때는 성격 차이가 많고, 또 재판상 이혼일 때는 폭력이나 부정행위가 많죠. 그러면 이렇게 재판상 이혼을 할 때 부부 중에서 한 사람이 이혼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어떻게 되나요?

◆ 신진희: 협의이혼과 달리 재판상 이혼은 부부 중 한 사람이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하여 판결을 받아 이혼하는 것이므로 법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 조인섭: 그러면 법에서 정한 이혼 사유는 어떤 건가요?

◆ 신진희: 민법 제840조에서 정한 이혼 사유는 6가지이고, 그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유는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와 배우자나 배우자의 부모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일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자기의 부모가 배우자에게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그 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 조인섭: 민법 840조에서 정한 이혼 사유, 6가지입니다. 그러면 한쪽이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요?

◆ 신진희: 네, 재판상 이혼이더라도 양 당사자 모두가 이혼을 원하는 경우 이혼 사유가 크게 문제되지는 않겠지만 일방의 이혼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할 경우에는 반드시 이혼 사유에 해당하여야 하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도 필요합니다.

◇ 조인섭: 그러면 사연자분은 남편의 동의를 얻지 않고 본인의 부동산의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그게 과연 민법 840조에서 정한 6가지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 걸까요?

◆ 신진희: 사연자 같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본인 명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행위가 배우자 사이의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단순히 이런 사실만으로 이혼 사유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부부별산제를 규정하고 있어서 부부 일방의 명의로 된 재산은 그 명의자의 소유인 것으로 인정하며 관리할 수 있는 권리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연자님이 본인 명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것도 불법행위는 아닙니다. 다만 위와 같이 이런 행위로 부부의 경제에 큰 어려움이 발생하거나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정도라면 이혼 사유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근저당권 설정의 채무 액수라든가 만약에 근저당권이 아니라 부동산을 처분하는 경우에는 부부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신뢰에 타격을 주는 사유가 될 것 같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10억짜리 집에 몇천만 원 근저당 설정하는 경우에는 이혼 사유가 될 수는 없겠지만 10억짜리 집에 8억 근저당 설정을 했다. 그러면 아무리 부부별산제라고 하더라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겠죠. 그리고 같이 살고 있는 집을 부부별산제라고 해서 내 명의니까 처분했다. 그러면 또 이혼 사유가 될 수가 있을 거고요.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사연자분은 본인이 현금 거래를 해서 증거가 좀 부족할 수 있겠다. 이 부분을 걱정을 하고 계세요.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신진희: 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특히 부동산과 관련된 경우 세금 등의 문제로 현금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시고, 그때마다 많은 분들이 거래 내역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시는 등 입증 과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 조인섭: 그렇죠. 아무래도 재판은 입증이니까요.

◆ 신진희: 일반적으로 가족이 아닌 제3자에게 돈을 빌리는 경우에는 차용증을 작성하고 돈도 은행 거래 내역이 남도록 송금하기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사용자님은 은행 거래 내역이 없어서 걱정을 하시는 것 같네요. 실제 차용증이 있더라도 거래 내역이 없다면 상대방이 문제 삼을 수가 있는데, 왜냐하면 차용증의 경우 사실 그 당시가 아니라도 언제든 짜고 맞춰서 작성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 조인섭: 그렇죠. 재판 중이라고 하면서 지인이니까 부탁할 수도 있기는 하겠네요.

◆ 신진희: 그래서 만약 차용할 때 이자에 대한 내용도 있고 실제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하였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자에 대한 내용이 없어서 거래 내역도 없다면 원금을 받은 내용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조인섭: 원금을 받은 내용이요.

◆ 신진희: 다만 사연자님처럼 부동산 매매 과정에 돈을 빌리고 이를 현금으로 받은 경우 거래 내역이 없으시다고 하시니까 그 외에 부동산 매매계약서, 그리고 그 시기에 돈을 빌려준 사람이 해당 금원을 출금한 내역, 그리고 그 돈이 없었다면 매매 대금이 충당될 수 없었던 사정. 이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밝히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현금으로 주고받은 경우에 만약에 거래 내용이 없다면 돈을 빌려준 사람이 본인 통장에서 인출한 내역, 이런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시고요. 그리고 직접적으로 은행 거래 내역이 없다면 이 돈이 없었으면 마련할 수 없었다고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부분도 도움이 되긴 하겠네요.

◆ 신진희: 그렇습니다.

◇ 조인섭: 그럼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보자면 사연자분은 남편에게 이혼 소장을 받으셨어요. 그 이유 중 하나는 남편의 동의 없이 사연자분의 부동산 소유의 소유권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셨다는 건데요. 우리나라는 부부별산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부라고 하더라도 한 사람의 재산은 그 사람의 소유인 것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근저당 설정 액수가 작다면 이혼 사유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판단을 해주셨고요. 그리고 사연자분이 부동산 관련한 거래를 현금으로 해서 증거가 많이 없다고 걱정하셨는데 부동산 매매계약서와 그 시기에 돈을 빌려준 사람이 해당 금원을 출금한 내역이나 그 돈을 출금하지 않았으면 매매 대금이 충당할 수 없었다고 하는 간접적인 부분으로 밝히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신진희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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