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의 역설…트럼프, 바이든 따돌렸다
44% vs 41% 오차 밖 앞서
의혹 불거질수록 지지층 결집
공화당 경선서 디샌티스 압도
"미군 극비인데 재밌지 않냐"
기밀유출 녹음 공개돼 파장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오차 범위를 넘어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이달 23~25일(현지시간) 유권자 약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오차 범위 ±1%포인트)한 결과 내년 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양자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율 44%,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 41%를 각각 얻었다. 그 외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10%,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5%였다. 이 업체가 작년 12월부터 공화당 대선 경선 여론조사를 실시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차 범위 밖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조사(6월 9~11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지지율이 42%로 동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용 회삿돈 지급과 기밀문건 반출 혐의로 기소되고 1·6 의회 폭동 사건 관여와 대선 사기 주장 등 추가 법적 리스크에도 지지층을 결집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6일부터 3주간 전국적인 정책 투어인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에 나서는 등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트럼프 대항마'로 지난달 말 공화당 대선후보 출마를 선언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컨벤션 효과(정치 행사 후 지지율 상승)를 누리지 못하고 고전 중이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대선에서 대결할 경우 각각 40%, 42% 지지율을 얻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 경선에서 절반이 넘는(59%) 지지를 얻으며 다른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2위 주자인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지율 19%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이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7%,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6%,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와 공화당 유일의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이 각각 3% 순이다.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내 지지율은 한때 61%까지 올랐다가 50%대 후반에 안정적으로 머물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 지지율은 30%대 중반까지 상승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양강 구도를 기대했으나 현재는 20% 안팎에서 정체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는 초반 경선 지역인 뉴햄프셔에 27일 동시에 출격해 신경전을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반출한 기밀문건을 인지한 상태에서 일반인에게 보여줬다는 녹음물이 이날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2021년 7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기밀로 취급되는 미군의 이란 공격 계획안을 출판업자와 작가에게 공개하면서 "재미있지 않냐"며 "극비이고 비밀정보라는 점만 아니면 내 말을 완전히 입증하는 건데"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군이 작성해서 나한테 준 것인데 기밀을 해제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못하니까 아직 비밀문건"이라며 위법성을 스스로 확인했다. 이번 녹음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을 의도적으로 반출했다는 핵심 증거로 쓰일 수 있다.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과거 '트럼프 호위 무사'로 활동했지만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이길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냐는 것인데, 답을 모르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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