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체납에 드러난 '유령 생활' 소년…접종·교육도 못받은 12년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인천에서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채 12년이나 생활한 소년이 예방 접종은 물론 의무교육도 못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년 존재는 전기료 체납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기사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코리아

28일 인천시 서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서구에 사는 A군은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채 12년이나 살았다.

2011년 경기 의정부 한 병원에서 태어났으나 사실혼 관계였던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후 A군은 생애 주기별 예방 접종도 받지 못했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도 못다녔다.

민간 예방 접종이나 사설 교육기관 등록 기록조차도 없었다. 부모는 A군이 주로 집안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군 사례는 지역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눈치를 채면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전기료 체납 가정을 상대로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직원이 서류상 기록이 안돼 있는 A군을 포함해 부모가 답변한 것을 확인하면서 출생신고 누락을 찾아냈다.

A군은 여전히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구청은 최근 인천가정법원이 출생 확인서를 발급했고 부모에게 A군의 출생 신고를 하도록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2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A군 부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이들이 A군 출생 신고를 하지 않고 장기간 방임해 불이익을 줬다고 봤다.

장영락 (ped1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