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운 장맛비'…남부 밤사이 '물폭탄'에 1명 실종·침수 속출(종합)
농경지 잠기고, 도로 막히고, 전기 끊기고…전남 1천862㏊ 침수
(전국종합=연합뉴스) 요란하게 시작한 장마로 남부지방에 이틀간 최대 283.8㎜의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와 전남·북 등 호남과 경남을 중심으로 도로,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인명 사고도 잇따랐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0시부터 28일 오후 4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광주 283.8㎜, 전남 담양(봉산) 220㎜, 전남 화순(북면) 210.5㎜, 경남 남해 209.6㎜, 전북 순창(풍산) 196.5㎜, 경남 사천 182㎜, 전북 고창(심원) 174㎜ 등이다.
광주, 전남, 전북, 제주 산간, 부산, 경남, 충남에 내려졌던 호우 특보는 이날 오전 모두 해제됐다.
비는 27일 오후 9시∼28일 오전 3시 사이에 집중됐다.
경남 남해에서는 27일 오후 8시 24분부터 1시간 동안 74.5㎜ 폭우가 쏟아졌다.
전남 함평과 경남 사천에서도 오후 10시를 전후해 각각 시간당 71.5㎜, 70㎜의 강한 비가 내렸다.
27일 오후 10시 23분께 전남 함평군 엄다면에서 수리시설 감시원 오모(67)씨가 엄다천과 함평천을 연결하는 수문 주변에서 부유물 등을 제거하다가 실종돼 소방 당국이 수색 중이다.
28일 오전 5시 30분께 광주 북구 석곡동 석곡천에서는 제방이 유실돼 주민 100여명이 인근 초등학교 강당으로 대피했다.
동구 소태동 한 주택에서는 소나무가 쓰러져 인근 5가구 주민 12명이 긴급 대피했다.
화순에서는 빗길에 미끄러진 승용차가 전복돼 운전자 등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모내기와 수확을 앞둔 농가들의 피해도 잇따랐다.
현재까지 전남도에 집계된 벼 침수 면적은 나주 486㏊, 보성 415㏊, 고흥 307㏊, 곡성 154㏊, 여수 145㏊, 장성 125㏊, 함평 85㏊ 등 총 1천862㏊다.
나주와 보성의 시설하우스 3.8㏊도 침수돼 멜론·레드향·애호박 등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광주 서구 매월동 농수산물유통센터와 광산구 우산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 금호동·쌍촌동·백운광장 등 도심 도로 곳곳이 침수됐다.
광주 도시철도 공사 현장 주변 버스 정류장 도로가 침수되고 인도에서는 침하 현상이 발생해 한때 통행이 통제됐다.
풍암동 한 아파트에서는 산책로 주변 야산에 쌓인 석축이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낙뢰로 인한 정전도 잇따랐다.
나주 335가구 전력 공급이 3시간 넘게 중단됐고 광주 광산구 임곡동 일대 100여가구도 한 시간가량 전기가 끊겼다.
광주 서구 금호동 아파트 상가 등 30세대도 변압기 화재로 2시간가량 정전됐다.
광주에서만 185건, 전남에서 85건의 피해 신고가 119에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새벽 한때 시간당 60㎜가 넘는 강한 비가 내린 전북 고창에서는 주택 지하가 침수됐다.
정읍에서도 음식점 1층이 침수되고 순창에서는 밭의 토사가 주택으로 쓸려 내려와 복구 작업을 하는 등 밤사이 11건의 안전조치와 5건의 배수 조치가 이뤄졌다.
경남에서도 60건의 피해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이날 0시 40분께 경남 통영시 광도면 안정리 국도 77호선에 토사와 낙석 일부가 쏟아져 왕복 2차로 일부가 통제됐다가 오전 3시께 응급 복구를 마쳤다.
경남 남해군 이동면과 삼동면 등 4개 지역에서는 주택 침수로 총 4명이 대피했다.
지리산, 무등산, 덕유산, 내장산 등 8개 국립공원 주요 탐방로와 광주, 전남, 전북, 경남의 지하차도와 둔치주차장 등 50여곳 통행이 통제됐다.
기상청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비가 서쪽에서 발달하는 저기압과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29∼30일 50∼120㎜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과 서해5도, 일부 내륙은 150mm 이상이 내리겠으며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7월 1일까지 250mm 이상의 많은 비가 오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져 피해가 우려된다"며 "계곡이나 하천 하류에서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으니 야영을 자제하고 하천변 산책로나 지하차도 이용에도 유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아름 김동민 나보배 정다움 기자)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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