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접촉 로맨스"…동갑 커플 이지훈·한승연의 '빈틈없는 사이'(종합) [N현장]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동갑내기 두 배우가 벽을 사이에 두고 접촉 없이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커플을 연기한다. 걸그룹 카라 출신 배우 한승연과 청춘 스타 이지훈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가 로맨스물이 부재한 극장가에서 관객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감을 준다.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빈틈없는 사이'(감독 이우철)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지훈과 한승연, 고규필, 이우철 감독이 참석했다.
'빈틈없는 사이'는 방음이 안 되는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게 된 뮤지션 지망생 승진과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의 동거인 듯 동거 아닌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2016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최악의 이웃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배우 이지훈이 잘 나가는 친구를 둔 뮤지션 지망생 이승진을, 한승연이 프리랜서 피규어 디자이너 홍라니를 연기했다. 더불어 '범죄도시3' 초롱이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고규필이 승진의 친구 과일가게 사장 구지우 역을 맡았다.
이번 영화는 프랑스 영화 원작을 한국 현실에 맞게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전작 영화 '사냥'(2016) 이후 7년 만에 차기작을 선보이는 이우철 감독은 "작품하는 텀이 상당히 길었다, 옛날보다 길어지긴 헀는데 행복하다, 개봉까지 온 자체가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우철 감독은 리메이크할 때 가장 신경쓴 것은 원작과 달라진 시대적인 배경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원작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을 때 벽을 사이에 두고 소통하는 포인트가 좋았다, 2016년에 우리나라에서 개봉해서 제작시기는 조금 더 몇 년 전일 것이다, 시대적으로 빨리 변하고 있는데 (원작은)굉장히 오래 전 같더라"며 "지금은 IT 쪽으로 우리나라가 위상이 높은 국가, 그런 것에 대한 개연성, 설정을 맞추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캐스팅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높다. 이 감독은 "이지훈은 첫 미팅에 딱 들어오는데 어 승진인데 했다, 키가 크고 멀끔한데 뭔가 하나 빠진 느낌이더라, 첫 느낌부터"라고 밝혔다. 이어 한승연에 대해서는 "가수인데 배우가 됐네, 만나보니 작고 여리지만 단단한 느낌이 들어서 라니가 적격이더라"라고 밝혔다. 또한 라니의 언니 라경 역으로 정애연을 캐스팅 할 때 가장 고려한 것이 한승연과 닮은 외모였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영화는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얼굴을 모르는 이웃집 두 남녀가 벽간 소음으로 인해 갈등을 겪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담아냈다. 신체적 접촉 없이 벽을 사이에 두고 소통하는 과정이 포인트인 만큼 배우들은 서로 직접적인 교감 없이 감정 연기를 해내야 했다.
한승연은 "사실 연기할 때 상대랑 연기하면서 연기하기가 어렵다고 느낄 때 벽 보고 연기하는 것 같다는 표현을 쓰는데 정말 리얼로 한 달 간 벽만 보고 연기하는 게 솔직히 쉽지는 않았다"며 "내가 지금 하는 게 과연 맞는가, 상대 배우들이 뒤에서 오디오로 대사를 쳐주시는데 그게 리딩 정도인 것이고 표정을 마주보면서 하는 리액션을 하기 어려워서 순간순간 혼란들이 있었다"며 "내가 맞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했던 현장이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어떻게 보면 집 안에서 촬영 분량이 많다보니 나의 차림이 항상 편안한 홈웨어, 슬리퍼에 편한 면 티셔츠나 바지 차림이다 보니 자유롭게 기분이 풀어져서 벽 보고 연기하는 어려움을 덜었다"고 설명했다.
두 주연 배우는 과거 모두 DSP미디어 소속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승연은 DSP 메인 걸그룹이었던 카라의 멤버였고, 이지훈은 비슷한 시기 연습생으로 활동했다.
이지훈은 "군대 전역하고 배우라는 꿈을 가지고 열심히 하다가 기회가 좋게 돼서 (한)승연씨 회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하늘 같은 선배님이셨고 잘 못 봤다"면서 "(당시)어쩌다가 한 번 보게 되더라도 한승연이 수수하고 소탈하다, 그때도 항상 메이크업을 안 하고 후드 티셔츠를 푹 눌러쓰고 들어오셔서 (눈동자의)검은자를 본 적이 없다"며 "항상 후드가 눈 밑까지 와서 승연씨 볼살만 봤고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서 단역부터 시작해서 하다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고 회상했다.
또한 "맞다, 아직도 살짝 승연씨 눈치가 보인다"며 "승연씨가 선배로서 그런 거 때문에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라 동료 배우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여자이고, 저보다 더 한참 선배시고 말 놓기 전에 말 놓을까요, 하는 걸 하다가도 이래도 되나, 한 다음부터도 '그래?' 하면서도 또 '요'라는 걸 붙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머리 속으로 고민하면서 친해져간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꿈 같은 시간이었다, 한참 선배님과 작품 같이 하는 게 인생을 살다보면서 풍파 많고 이런저런 일 많지만 저에게는 행복한 일이고, (행복한) 관계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승연은 "자꾸 (이)지훈 배우가 눈치를 보셨다고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내가 워낙 일하고 있을 때 연습생을 하셔서 그런 느낌을 많이 어필하시더라, 나는 사실 DSP 있을 때 이지훈이라는 연습생이 있는 걸 몰랐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내가 동생 분들과 많이 연기했다, 상대 남자 배우들이 항상 동생들이었는데 처음으로 동갑을 만나서 오히려 실수할까봐 동생들을 대하던 편안함이 나와서 실례를 끼칠까봐 조심하다보니까 서로 낯설었던 시간이 길어졌다"면서 이지훈과 함께 한 촬영 현장에 대해 설명했다.
접촉 없이 로맨스를 찍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한승연은 이 같은 로맨스가 영화 속 커플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신체적인 접촉이 없다, 로맨스 영화지만 벽을 사이에 둔 만큼 좀처럼 손도 잡기 어려운 커플이다"면서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것의 배로 더 낭만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상 신도 더 간질간질하게 나온 것 같고, 여러분이 보시기에도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외모에 반해서 하는 사랑이 아니라 목소리 만으로 정이 들어가는 예쁜 커플"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런 순수한 면에 '빈틈없는 사이' 승진과 라니 커플에 매력이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플라토닉 사랑이 기본적인데 자꾸 (극 중)승진이는 앙큼한 상상을 하더라"며 "그게 매력인 거다, 승진이 캐릭터의 마냥 순진하고 싶지만 순진할 수 없는 그런 부분들이 승진이의 발랄한 매력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는 로맨스 뿐 아니라 '꿈'이라는 소재도 담고 있다. 이우철 감독은 "위로 아닌 위로를 주고 싶었다, 꿈이라는 게 꼭 이뤄지지 않아도 때로는 이뤄질 수 없는 꿈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영화 감독 이전에 다른 꿈이 있었는데 그 꿈을 못 이루고 영화 감독이 됐다"며 "꿈이라는 게 꼭 이루지 않아도 그 꿈을 남겨두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지훈은 "나 역시도 배우라는 꿈을 하나 가지고 군대 전역해서부터 한 5-6년을 계속 그렇게 이게 이뤄질까 하면서 엄청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정말 은인 같으신 감독님께서 나를 캐스팅 안 해주셨다면 내 꿈은 거기서 멈춰졌을 것 같다,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더 많이 해봤다"면서 "공감이 많이 가는 부분들이 있어서 관객들이 그걸 봐주시면서 우리 영화의 재밌는 부분과 재밌는 대사와 상황들을 봐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승연은 영화를 통해 이웃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느꼈다고 했다. 그는 "각자 느끼는 세상의 주인공은 본인이다"라며 "그간 이웃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잘 안 쓰고, 윗집이나 옆집에서 소리가 나면 짜증날 뿐이고 내 집에는 나만 있는다, 주변 사람이라는 인식이 없었는데 내 옆집에 있는 저 사람 만의 드라마, 세상이 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지나치는 모든 사람이 드라마 같은 삶을 살고 있고, 그러면 모두가 소중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고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그런 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혼자 집에 박혀서 삭막하게 사는 것보다는 주변에 많은 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사랑스러운 사람들이라는 걸 생각해보시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최근 '범죄도시3'의 초롱이 역으로 사랑받고 있는 고규필도 출연자 중 한 명으로 이 자리에 참석했다. 고규필은 '범죄도시3' 초롱이 역으로 인기를 얻고 난 뒤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진짜 큰 변화 없다, 드라마 찍고 있는 게 막바지라서 바빠서 굉장히 열심히 찍고 있고 중간 중간에 '범죄도시3' 무대인사 다니고 있고, '범죄도시3' 덕에 이 자리도 나오고, '빈틈없는 사이'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고 똑같다,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내 "SNS는 DM도 많이 오고 팔로워수도 늘었고 기분이 좋다"면서 "돌아다니다 보면 그 전에는 'TV에서 봤는데' 하는 반응이었다면 초롱이다 초롱이다 하면서 수군수군 많이 들린다"고 덧붙이며 인기를 누리는 최근의 상황에 감사를 표했다.
한편 '빈틈없는 사이'는 오는 7월5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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