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프로게이머, 특권의식이 화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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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26일 새벽 SNS에 올라온 게시물부터 시작됐다. 게시물에는 김태민이 여성에게 보낸 부적절한 메시지들이 다수 포함되었으며, 추가로 다른 여성들의 폭로 글이 이어졌다. 폭로자 중 일부는 김태민에 대한 고소 의사를 밝혔다. 김태민은 소속 에이전시의 입장문을 통해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은 인정했지만, 법률적으로 문제가 될 행동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태민의 행동에 대한 법적인 책임은 수사 기관의 조사와 법률 기관의 판단에 따를 일이다. 그럼에도 밝혀진 바를 볼 때 김태민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고, 이로 인해 팀과 리그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물론 이 사건의 핵심 문제는 김태민 개인에게 있다. 여성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은 김태민 개인의 잘못이다. 그러나 다른 프로게이머들 역시 남의 일로만 여기고 넘겨서는 안 될 일이기도 하다. 프로게이머의 직업 특성 상 어린 나이에 큰 돈을 벌고, 많은 사랑을 받는다. 자연스럽게 본인이 특별한 사람인 것 같은 생각에 빠질 수 있다. 김태민의 사건 역시 그 연장선 상에 있다.
실제로 사생활로 논란이 된 사례가 이번 사건 외에도 다수 존재한다는 것은 프로게이머들이 본인의 마인드를 바르게 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오버워치 프로게이머인 '아스파이어' 루카 롤로비치는 최근 10대 소녀를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혐의로 기소, 구단에서 방출됐다. 중국 LPL에서도 성추문 관련 문제가 끊임없이 터져나오기도 한다.
혹자는 e스포츠 협회나 구단 차원에서의 관리, 감독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물론 옳은 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에 해당하는 사안에 있어서 관리와 감독 역시 여러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개인의 사생활을 멋대로 감시한다면 그 역시 문제가 될 것이다. 교육 역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수용 태도가 더 중요하다. 들을 의지가 없는 선수라면 교육을 아무리 추가하더라도 그저 귀찮은 일이 될 것이다.
결국 프로게이머 본인이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꼰대' 같은 말이지만, 단순히 게임을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넘어 프로로써의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본인이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사람임을 자각하고 그것에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팬과 업계를 위해서도 요구되는 시점이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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