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연체액 76% '쑥'… 올들어 1조 넘어
고금리·코로나 금융지원 끝나
가려진 자영업자 부실 수면위로
중소법인 포함하면 2조 넘어
은행, 만기 연장·이자 유예 등
건전성 관리 자체대응 나서
자영업자를 비롯한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연체액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에서만 7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연체율이 갈수록 상승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개인사업자 연체 금액이 이미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소법인 연체액까지 합산한 중소기업 연체액은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와 코로나19 금융 지원 효과로 눌러놨던 연체가 고금리 파고가 닥치자 튀어오른 것이다. 오는 9월 금융 지원이 종료되고 고금리 기조와 경기 둔화가 장기화하면 자영업자와 중소법인 연체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액은 1조6459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와 중소법인 연체액을 합한 숫자로, 전년(1조1275억원)에 비해 46% 뛰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기업 대출 평균 연체율(0.37%)로 단순 계산하면 최근 중소기업 연체액은 2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사업자와 중소법인으로 이뤄진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 전체 기업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연체액은 금리 상승이 본격화한 작년부터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연체액은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에는 5486억원이었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4243억원, 4138억원으로 줄었다. 이른바 코로나 시기로 금리는 낮은 데다 정부의 금융 지원 효과가 더해져 연체액이 줄었다. 그러나 작년 연체액은 전년보다 무려 76.2% 증가한 7290억원으로 불어났다. 은행권은 올 들어 연체액이 1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체액이 전체 대출 규모보다 빨리 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20년 270조8556억원에서 작년 314조795억원으로 16%(43조2239억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연체액은 71.8%(3048억원) 급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중소법인 연체액은 2018년 1조257억원에서 2021년 7138억원으로 매년 줄었지만, 작년엔 전년보다 28.5% 증가한 9168억원을 기록했다.
지방은행 상황도 좋지 않다. 작년 6대 지방은행의 개인사업자 연체액은 1844억원으로 전년(1382억원)보다 33.4% 늘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매년 감소하다가 작년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은행들도 자영업자와 중소법인발 대규모 부실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정부의 금융 지원이 끝나도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해 부실 위험 차주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분할 납부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양 의원은 "정부는 자영업자 등 중소기업의 연착륙을 위해 정교한 지원 방안을 짜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며 "연체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경기 부진의 영향도 큰 만큼 경기 부양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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