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제4누누티비 막으려면 불법수익 환수·징벌적 손배제 도입해야

박완주·변재일·홍익표 의원, 제2의 누누티비 방지 입법 토론회 개최
"불법 광고수익 지급정지·전화번호 이용 중지 등 수사 조치 필요해"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박완주, 변재일, 홍익표 국회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제2의 누누티비 방지 입법 토론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윤웅현 방송통신위원회 디지털유해정보대응과장, 김장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OTT활성화지원팀장, 이헌율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남중구 법무법인 인헌 대표변호사, 이병귀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장, 조진석 청소년매체보호 환경센터 매체점검부장. 2023.06.28. alpaca@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누누티비 등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들이 반복해 등장하는 이유는 사이트에 게재되는 불법 도박 광고 등 수익원이 있기 때문이라며 해당 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완주·변재일·홍익표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연 제2의 누누티비 방지 입법 토론회에서 남중구 법무법인 인헌 변호사는 "불법 사이트 운영 자체에 유인 요소를 축소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누누티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규제(안)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한 남 변호사는 웹사이트 주소(URL)를 차단하는 정부 제재만으로는 콘텐츠 불법 유통업자들의 사이트 운영 의지를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동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정부기관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업자(ISP)와 협업해 누누티비와 같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URL을 수시로 차단해 왔다. 하지만 사이트 운영자들은 URL 세부 주소에 숫자를 바꾸는 등 대체 사이트를 개설해 단속을 피했다.

남 변호사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불법 도박 광고 등 수익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불법정보로 번 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 주장과 관련한 법안이 국회에 곧 발의된다. 박완주 의원이 대표 발의할 예정인 '온라인상 불법정보 및 행위 근절을 위한 특별법(안)'에는 수사기관 등이 불법수익 이용 의심 계좌를 금융회사에 지급 정지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급 정지가 되면 사이트 운영자가 해당 계좌를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망을 통한 불법정보 광고·유통 등의 근절과 불법수익 추적·환수 등을 위해 불법정보특별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조항도 담고 있다. 불법정보 광고·유통 등으로 이용된 전화번호가 확인될 때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해당 전화번호에 관한 전기통신역무 제공 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내용도 있다.

남 변호사는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광범위하게 조사·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특별위원회와 수사기관에 부여하는 것"이라며 "신속하고 유효한 불법 정보 차단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극 수사·행정조치 환영…징벌적 손해배상 도입·형사처벌 수준 올려야"

[서울=뉴시스] 박완주, 변재일, 홍익표 국회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제2의 누누티비 방지 입법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은 현재 폐쇄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 시즌2' (사진=누누티비 시즌2 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박완주, 변재일, 홍익표 국회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제2의 누누티비 방지 입법 토론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정석철 한국저작권보호원 침해대응본부장, 장경근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정책과장, 최진원 대구대 법학과 교수, 이해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승수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 노동환 웨이브 정책협력리더, 김의수 한국영화영상저작권협회 사무국장. 2023.06.28. alpaca@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토론회 참석자들도 박 의원의 특별법 입법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장호 과기정통부 OTT활성화지원팀장은 최근 누누티비 유사 사이트로 개설한 누누티비 시즌2를 두고 "누누티비 이름을 표방하면서 광고를 모집하다 보니 단기간에 3개의 광고가 게재됐다"며 "불법사이트와 불법광고를 함께 차단해 수익 구조를 깨뜨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웅현 방송통신위원회 디지털유해정보대응과장은 "정부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URL을) 삭제·차단하려면 최소 며칠이 걸리는데 불법정보 제공업체는 차단 몇 시간 만에 대체사이트를 만들어 규제를 피한다"며 "명백한 불법정보에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자율적으로 (정보를) 삭제·차단하는 등의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정보 유통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온라인상 삭제·차단뿐만 아니라 관계부처 협력을 통한 불법행위자 처벌과 불법 수익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과장은 "각 부처의 유기적인 업무 협력과 불법 행위를 원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담기구(불법정보특별위원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면서도 "이 제도가 기존 규제 체계에 혼선을 주지 않고 효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전담팀 구성과 운영 방식 등 업무 수행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병귀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장은 지급정지, 전화번호 이용 중지 등 적극적인 수사와 행정 조치가 가능하도록 한 특별법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면서도 자료조사 주체와 범위, 절차를 구체화해 입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료 수집 주체가 수사기관이나 위원회 직원으로 규정했는데 이들이 불법 온라인 도박 이용자로 참여해 자료수집을 하는 것은 함정수사, 위장수사로 볼 수 있다는 이유다.

이 과장은 "수사는 필요한 때에만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수사의 상당성 원칙 등에 따라 청소년 성범죄 등 위장수사에도 수사 주체, 방법,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진석 청소년매체환경보호센터 매체점검부장도 "웹툰과 영상물 등 저작권 침해 행위는 OTT 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사, 창작자에게까지 커다란 피해를 주는 것과 동시에 업계의 청소년 보호를 위한 자율규제 노력과 청소년 보호를 위해 연령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급 분류제도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특별법에 대해 찬성 입장을 표했다.

한편 박완주 의원은 콘텐츠를 무단으로 유통해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자에게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하는 조항을 신설한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발의할 예정이다.

노동환 웨이브 정책협력리더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저작권 침해에 대한 형사처벌 수준 상향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리더는 "영상 콘텐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수사력 확보를 통한 범인 검거가 필요하며 저작권 침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동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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