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울산 김광국 대표 사과문... “의도치 않아도 상처 될 수 있다는 교훈 얻어”
울산은 28일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대표의 사과문을 전했다.
앞서 울산의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 정승현 등 선수 네 명과 구단 팀 매니저는 SNS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다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명재의 피부색이 까무잡잡하다는 걸 선수와 팀 매니저가 놀리며 사건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전북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사살락(부리람 유나이티드)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이후 지난 22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제6차 상벌위원회를 통해 징계를 결정했다. K리그가 출범한 1983년 이후 인종차별과 관련된 상벌위원회는 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연맹은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에게 출장정지 1경기와 제재금 1,500만 원을 각각 부과했다. 대화에 참여했지만 인종차별 언급을 하지 않은 정승현은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울산 구단에는 팀 매니저의 행위와 선수단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물어 제재금 3,000만 원의 징계를 내렸다.
김 대표는 사건 경위와 징계 소식을 전하며 “대화에서 언급된 동남아 쿼터 선수가 한국에 오는 기회가 있어 직접 만나서 사과하려 했지만 ‘괜찮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실명을 언급한 선수를 용서한다는 답변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 선수와 소속 구단, 소속 협회에도 공식 레터를 통해 정확한 설명과 사과를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늘 자랑스러웠던 구단에 대한 자긍심에 상처받았을 울산 팬들에게도 사과와 함께 당부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울산 구단은 인종, 성별, 장애 여부 등에 따른 모든 차별을 반대하며 평등한 사회를 지향한다”며 “이번 선수단의 발언으로 상처 입은 당사자, 관계자, 팬들에게 정중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연맹 상벌위가 판단한 것처럼 비하나 조롱의 의도가 없다고는 하지만 제3자에게 오픈됐을 때는 그들만의 대화로 끝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상처와 함께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K리그 1위 구단으로서 선수단, 코치진, 프런트 모두 그 무게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행동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대표는 “관련 선수들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차별을 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실수한 선수들과 관리 책임이 있는 구단을 따끔히 질책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런 실수를 극복하고 더욱더 자랑스러운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등 두드려 주고 안아주고 더 연호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연맹 징계를 받은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에 대한 추가 징계는 없었다. 정승현과 팀 매니저에겐 각각 1경기 출전 정지와 보직 해임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다음은 울산현대 김광국 대표의 사과문>
지난 6월 11일 선수단의 SNS에 올라온 대화가 축구 팬들에게 알려지고 이것은 인종차별이라는 주장이 발생하면서 연맹 상벌위에 회부되었고, 지난 22일 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에 울산현대축구단은 대화에서 언급된 동남아 쿼터 선수가 한국에 오는 기회가 있어서 직접 만나서 사과하겠다고 했으나, 그 선수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 선수는 직접 사과 메시지를 보낸, 실명을 언급했던 위의 D선수를 용서한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울산현대는 그 선수에게 향후 공식 레터를 통해 다시 한번 설명과 함께 사과를 전달하겠습니다.
더불어 이번 사건 관계자인, 실명이 언급된 타국적 선수의 소속 구단, 소속 협회에도 공식 레터를 통해 정확한 설명과 사과를 전하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런 과정 속에서 늘 자랑스러웠던 구단에 대한 자긍심에 상처를 받았을 울산현대의 팬들에게도 사과와 함께 당부를 드립니다.
□팬들에게 드리는 구단의 사과와 당부
울산현대축구단은 인종, 성별 차이, 장애 여부 등에 따른 모든 차별을 반대하며 평등한 사회를 지향합니다. 이번 선수단의 발언으로 상처를 입은 당사자, 관계자, 팬들에게 정중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울산현대축구단은 앞으로도 외국인 근로자와 선수 및 다문화 가족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연맹 상벌위가 판단한 것처럼 비하나 조롱의 의도가 없다고는 하지만, 제3자에게 오픈되었을 때에는 이미 그들만의 대화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종, 차별, 성별 차이, 장애 여부 등에 따라 누군가에게 상처와 함께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K리그 1위 구단으로서 선수단, 코치진, 프런트 모두 그 무게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팬들의 차례입니다. 관련 선수들은 본인들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차별을 했다는 것에 대해 큰 충격에 빠져있습니다. 실수한 선수들과 관리 책임이 있는 구단을 따끔히 질책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함께 이런 실수를 극복하고 더욱더 자랑스러운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등 두드려주고 안아주고 경기장에서 더욱더 연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울산현대축구단 대표 김광국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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