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나의 목소리를 찾아라
세상에 똑같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없다. 사람의 생김새가 모두 다 다르듯 목소리 또한 모두 다 다르게 타고났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단련시키고 다듬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소리의 차이를 만든다. 그중에서도 '진짜 나의 목소리'가 있다.
성악가나 성우들을 비롯해 목소리를 쓰는 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소리를 찾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거나 영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놀란 경험이 누구나 한 번 이상씩은 있을 것이다. 또 필자처럼 말할 때 목소리와 노래할 때 목소리가 전혀 다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낸 소리를 스스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스스로 듣는 자신의 목소리는 자기 성대에서 부딪혀 나는 소리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타인이 듣는 소리와 많은 차이가 있다. 소리를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학원이나 대학 등에서 전문적인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자주 들어보고 객관화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어떤지 제대로 들여다보고 다방면에서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자기 목소리 찾기가 시작된다.
그다음에는 모든 것을 스스로 느껴야 한다. 이론이나 가르침은 가이드일 뿐 답은 자신의 안에 있으므로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자신이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어떤 장점과 흠을 가졌는지, 장점을 어떻게 살리고 흠을 어떻게 자신만의 개성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수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직업을 가진 필자 같은 이들은 사실 목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의 내면까지 파악할 수 있다면 목소리가 내면의 세계와도 얼마나 연관이 깊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고 충실했을 때 자신의 것을 찾아낼 수 있다. 그것은 세상 누구에게도 없을 고유하고 귀중한 소리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남이 가진 것에 대한 시샘과 질투로 눈이 어두워 자신은 무엇을 가졌는지 모른 채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배우는 과정에서는 타인의 것을 부러워하거나 질투가 날 수는 있다. 그것이 원동력이 되어 흉내내 볼 수도 있고, 그 사람이 가진 것들을 눈여겨볼 수도 있다. 누군가 유행시킨 것을 따라해 보며 그 세대의 흐름에 편승해 볼 수도 있고, 그렇게 많은 것을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남을 깎아내리고 미워하는 데만 그치거나, 스스로와 비교하며 자존감을 갉아먹거나, 타인의 능력을 자신의 것처럼 흉내내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경험은 자기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어야 하며,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을 때 비로소 자기 자신이 된다. 책을 가지고 있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읽고 느낀 것이 자신의 지식이 되는 것과 같다. 자신만의 무엇인가가 있었을 때 이것을 어떻게 단련시키는가가 자신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된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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