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정조준한 국세청, 대형 사교육업체 동시다발 세무조사(종합2보)
교육부·서울시교육청도 대형 학원 대상 합동 점검 추진
(서울·세종=연합뉴스) 김수현 박재현 서혜림 기자 = 세무 당국이 대형 사교육 업체들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최근 대통령실이 '사교육 이권 카르텔'과 관련해 필요시 사법적인 조치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공세를 높이는 가운데 사교육 업체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 압박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메가스터디 본사와 서울 강남구 시대인재, 종로학원, 서초구 유웨이 본사에 조사원들을 보내 회계장부 및 세무 관련 자료확보에 나섰다.
이번 조사는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사교육 이슈가 있을 때 대형 학원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며 "이번 비정기 조사는 이명박 정부 이후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중순 대통령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공교육 밖 출제 배제' 지시와 함께 사교육 이권 카르텔을 거론한 가운데 추진됐다.
교육부는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경찰청 등으로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꾸리고 지난 22일부터 2주간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운영하면서 사교육 카르텔을 향해 칼날을 빼 들었다.
국세청은 범정부 대응 협의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교육계에서는 그간 정부가 사교육 시장을 압박할 때마다 대형 학원을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를 한 점에 비춰 국세청이 곧 가세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은 지난 26일에도 사교육 시장 이권 카르텔과 관련해 "사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 부분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다만 국세청의 예상보다 빠른 움직임에 학원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세무조사 대상인 학원업체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더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대형 입시학원들이 그간 '킬러 문항'으로 대표되는 불안 마케팅을 통해 사교육비를 대거 쓸어 담았다며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인 26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대형 학원들의 영업 실적도 훌쩍 뛰었다.
최근 대치동 '신흥 강자'로 떠오른 시대인재의 지난해 매출(이하 연결 기준)은 전년 대비 1.4배인 2천748억원, 영업이익은 1.7배인 270억원에 달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의 작년 한 해 매출은 8천3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77% 늘었고, 영업이익은 1천344억원으로 전년보다 35.76% 증가했다.
엄정 대응을 예고한 만큼 국세청은 학원업계 수익구조에 불법·탈법적인 부분은 없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학원가에서는 고가의 과외 시장을 중심으로 현금 결제 등이 이뤄지면서 탈루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세무조사 대상이 되지 않은 다른 대형 학원업체도 조만간 세무 당국의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여당에서 고액 연봉의 이른바 '1타 강사'를 겨냥해 초과 이익을 취하는 것은 사회악이라고 비난한 점으로 미뤄 세무 당국이 스타 강사들을 향한 세무 조사에도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국세청은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0년 말 족집게 논술 등 불법·탈법 고액 과외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자 입시 관련 학원 사업자와 스타 강사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선 바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개별 세무조사 사안에 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무조사와 별도로 교육 당국 역시 서울 대형 학원에 합동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과 소수 대형 학원 위주로 합동 점검을 추진할 것"이라며 "불시 점검에 나서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시점을 알려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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