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처럼 마시고, 변호사처럼 써야" 최고의 와인 전문가가 되는 방법
호주출신 와인전문가로
전세계 416명 마스터중 한명
이론-테이스팅-논문 3단계 시험
한국에선 아직 한명도 안나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집에서 혼자 또는 부부끼리 와인을 즐기는 소비자가 크게 늘면서 자칭 타칭 와인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도 많다. 보편적으로 와인 전문가로 통하는 '소믈리에'(와인 감별사를 뜻하는 프랑스어) 자격을 가진 사람이 국내에만 수백 명, 전 세계적으로 수만 명에 달한다.
소믈리에 중에서도 손꼽히는 최고의 와인 전문가는 '마스터오브와인(MW·Master of Wine)'이다. 영국 마스터오브와인협회가 수여하는 와인 관련 '최고위 자격증'인 MW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단 416명만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1년에 전 세계에서 단 10명 내외만 MW 자격을 신규 취득한다. 한국에선 아직 MW가 탄생하지 못했고, 한국계 미국인 지니 조 리가 2008년 아시아계 최초로 MW 자격을 얻은 바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MW가 될 수 있을까. 호주 와인메이커 '쇼앤스미스' 공동대표이자 MW 자격을 보유한 데이비드 르미르(53·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MW가 되기 위해선 테이스팅(맛 감별)은 탐정처럼 해 와인의 모든 향을 알아맞혀야 하고, 변호사처럼 간결하고 강력한 논리와 증거로 주장을 뒷받침하는 글쓰기 능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같은 능력을 기르기 위해선 "인내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테이스팅 능력은 계속 마시면 기를 수 있고, 논문 작성을 위해 필요한 와인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도 결국 끊임없는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1970년 호주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생 때 방학 기간에 친구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주류판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와인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더 많은 와인을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이동했다. 일반적인 경우 국제공인와인자격기구인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가 주관하는 와인자격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레벨4를 보유해야 MW에 도전할 수 있다. 르미르 대표는 1995년 레벨4를 취득했고, 2002년부터 MW에 본격 도전한 지 5년 만에 자격을 획득했다.
MW가 되려면 1단계 이론 시험, 2단계 테이스팅 시험, 3단계 논문 작성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르미르 대표는 '호주에서의 산지오베제·네비올로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논문을 썼다. 산지오베제와 네비올로는 이탈리아의 포도 품종인데, 키우기 어렵고 생산량이 적어 귀한 대접을 받는다.
MW는 대형 유통회사의 와인 바이어, 와이너리 컨설턴트, 와인 평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인정받으면서 일할 수 있다. 르미르 대표가 3년 전부터 대표로 활동하는 쇼앤스미스도 호주 최초의 MW인 마이클 힐 스미스가 공동 창업한 회사다. 쇼앤스미스의 대표 와인은 신선한 산도가 특징인 'M3 샤르도네'다.
와인을 테이스팅하고 제작 과정까지 직접 살펴보는 그는 "모든 나라의 최고 와인을 생산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유사한 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땅을 존중하고 테루아(포도 생산에 영향을 주는 토양·기후 등의 조건)가 빛나도록 하려는 욕심"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최고의 와인은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생산되는 로마네콩티의 1978년 빈티지인 '라타슈'다. 그는 "라타슈의 코르크 마개를 따자마자 진한 꽃향기가 어우러진 와인향이 방안 가득 퍼진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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