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자발적 탄소거래소 "감축의무 없는 기업도 참여"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3. 6. 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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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너리 '팝플' 존재감 쑥쑥
친환경 브랜드이미지 높이고
탄소감축 실천 자부심 고취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과 탄소중립 실천이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최초로 자발적 탄소 거래 플랫폼 '팝플(POPLE)'을 개발해 운영 중인 그리너리(대표 황유식·사진)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8일 그리너리에 따르면 '우리의 지구를 위한 약속'이라는 의미를 담은 팝플 서비스가 시작된 지 1년을 맞았다. 그동안 탄소 시장은 정부가 이산화탄소를 대량 배출하는 산업에 감축 의무를 부여하는 규제 시장 위주로 발전해왔다. 그런데 규제만으로는 전 세계 공동 의제인 탄소중립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정부에서 의무를 부여받지 않은 산업군에 속한 기업과 비정부기구(NGO), 개인 등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자발적 탄소 시장' 성장이 필요한 이유다.

그리너리는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온실가스 감축 사업 개발자가 팝플에 감축 사업을 등록하고 크레디트 발급을 요청하면 인증 시스템이 가동된다. 정확한 온실가스 감축량을 산정한 후 공신력을 갖춘 외부 검증단을 거쳐 국제적으로 통용이 가능한 탄소 감축 소유권을 크레디트 형태로 발행한다. 황유식 그리너리 대표는 "기업은 팝플 마켓플레이스에서 탄소 감축 크레디트를 거래함으로써 탄소 저감 활동에 참여하는 동시에 RE100(재생에너지 100%로 전력 사용) 달성 등을 통해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트를 구매한 개인은 탄소 감축 활동을 하면서 디지털 인증서를 내려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자발적 탄소 시장에 대한 인식 자체가 미흡해 거래가 활성화되려면 가야 할 길이 멀다. 이러한 가운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마련한 'ESG KOSME IR마트(IR마트)'는 그리너리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중진공 IR마트는 ESG 관련 기술 영위 기업과 ESG 우수 실천 기업을 대상으로 벤처캐피털(VC)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개별적으로는 VC 등 민간 자본 투자 유치가 어려운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중진공이 가교 역할을 한다.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SKC, 금호석유화학, 이수화학 등 5개 기업이 팝플을 통해 200t씩 총 1000t의 탄소 크레디트를 구매한 뒤 환경재단에 기부했다. 이번에 구매한 크레디트는 강원 인제군이 벌기령(산림이나 나무를 벌채에 이용할 수 있는 연령) 연장으로 증가한 산림탄소 흡수량을 팝플에서 거래 가능한 크레디트로 전환한 것이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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