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통보제’ 법안, 국회 법사위 소위 통과… ‘보호출산제’ 법안은 아직 계류 중

‘의료기관→건강보험심사평가원→지자체’ 순으로 출생 정보 전송
與野, 출생통보제 공표 1년 이내 ‘보호출산제 도입’ 의견 수렴

‘출생통보제’ 도입을 위한 법안이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출생통보제’는 부모가 고의로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아 생기는 이른바 ‘유령 아동’의 비극을 막기 위해 의료기관이 출생 정보를 건강보험시삼평가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도록 하는 제도다. 다만 이와 함께 도입돼야 한다고 거론된 ‘보호출산제’는 아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소병철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최근 발생한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등에서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영아가 유기·살해되는 일이 일어나자, 부모에게만 있던 출생 신고 의무를 의료기관에도 부과하도록 한 것이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이날 소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개정안은 의료인이 진료기록부에 출생 신고에 필요한 출생 정보를 기재하도록 하고, 의료기관장이 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통보하도록 한 것”이라며 “심평원은 시·읍·면장에게 이를 통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출생통보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즉시 시행될 수 있도록 ‘출생 정보 전송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날 법사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오는 29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약 2시간 30분 정도 이어진 소위원회 회의에서 법사위 소위 위원들은 출생통보제 법안 공포일로부터 1년 이내 ‘보호출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수렴하기도 했다. 보호출산제는 위기 산모가 병원에서 익명으로 출산한 아동을 국가가 보호하는 제도로,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이에 정 의원은 “보건복지위에 보호출산제 도입(법안 처리)을 조속히 해달라고 일치된 의견으로 건의하는 형식으로 전달했다”며 “보호출산제가 없다고 출생통보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약 7~8년간 2600명의 영아에 대한 출생 신고가 누락됐는데 이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겠나. 이 부분에 대한 복지위원들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