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멸종에 주목한 베르베르 신작…"미래를 예견하는 게 작가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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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 제 일은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책의 성공 요인 중 하나가 한국 독자들이에요. 프랑스 독자들은 과거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강한 반면 한국 독자들은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죠."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자기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해요. 제 일은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자리는 프랑스와 한국에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고, 거기에 계속 있을 수 있다면 만족합니다." 작가는 다음 달 5일까지 서울을 시작으로 원주, 제주, 부산 등에서 독자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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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꿀벌의 예언'·30주년 특별판도
이순신 장군서 영감받은 차기작 준비
"작가로서 제 일은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책의 성공 요인 중 하나가 한국 독자들이에요. 프랑스 독자들은 과거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강한 반면 한국 독자들은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죠."
베르나르 베르베르(62)가 4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개미'(1993)로 한국에 이름을 알린 지 30년을 기념해 팬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30년간 총 30종(한국어판 기준 57권)의 작품을 출간해 누적 3,000쇄를 돌파한 그는, 단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해외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올해는 신작 소설 '꿀벌의 예언', 첫 자전적 에세이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와 대표작 '개미' '신' '뇌'를 묶은 '한국어판 30주년 기념 특별판'을 함께 냈다.
베르베르는 28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성을 가진 동물에 항상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꿀벌의 세계의 중심인 여왕벌이 내는 놀라운 소리를 들었을 때부터 그 세계에 빠졌다"고 '꿀벌의 예언' 집필 계기를 밝혔다. 특히 꿀벌의 멸종 위기 소식은 그에게 큰 충격이었다. "우리가 먹는 과일·야채의 70%가량이 꿀벌의 수분으로 열매를 맺는다"며 "꿀벌이 인간에게 굉장히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소설은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순간 인간에게 남은 시간은 4년뿐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라는 인용문으로 시작한다. 타고난 이야기꾼 베르베르는 꿀벌이 사라지고 제3차 세계대전까지 발발한 참혹한 미래를 엿본 주인공 '르네'가 이를 막기 위해 벌이는 시간여행을 통해 기후위기에 처한 우리 현실을 되볼아보게 한다.
아홉 번째 방한한 베르베르는 한국과의 깊은 인연에 감사함을 거듭 전했다. 고유의 문화를 가진 한국을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다는 그는 집필 중인 차기작 '왕비의 대각선'도 이순신 장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는 한국의 역사를 잘 모르지만, 이순신 장군이라는 한 인물의 이야기가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기술 분야에서 높은 성취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미래 국가의 힘을 좌우할 인공지능(AI)과 관련, 그는 "규제안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AI 발전은 우리를 더 창의적으로 발전하게 하고, 그에 따라 문학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그 결과는 AI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달려 있어 부정적 상황을 최대한 막을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르베르는 자신을 "체제 밖의 작가"라고 칭했다. 문학상 수상보다는 대중에게 가까운 작가가 되겠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관객 참여형 스토리텔링 공연인 '내면 여행'을 꾸준히 진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설 '개미'를 주제로 한 비디오게임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자기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해요. 제 일은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자리는 프랑스와 한국에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고, 거기에 계속 있을 수 있다면 만족합니다." 작가는 다음 달 5일까지 서울을 시작으로 원주, 제주, 부산 등에서 독자들을 만난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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