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우리말 쓰기] 헷갈리는 우리말 셈법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00회', '00주년'.
우리말의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숫자를 세는 방법이다. '몇 주년이다', '몇 회다', '햇수가 몇 년이다' 등 다양한 셈법이 존재한다.
'회(回)'는 차례나 횟수를 나타내는 말로 '번째'와 같은 뜻이다. '회'나 '번째'는 시작하는 해를 1회로 해서 따지기 때문에 나이로 치면 '세는 나이', 즉, 한국식 나이를 셈하는 방식과도 같다.
이를 '주년'으로도 나타낼 수 있다. '주년(週年)'은 1년을 주기로 돌아오는 돌을 세는 단위다. 이때는 셈법이 달라진다.
주년과 돌은 '만(滿)'의 개념이라 한 해가 꽉 찬 뒤에야 비로소 1주년(돌)이 된다.
그렇다면 시작하는 해가 1회이고, 1년이 지난 때가 1주년인 것이다.
제50회 행사 날이라면 49주년이 된다. '주년'과 비슷한 형태인 '주기(週期)'도 함께 알아둘 만하다.
'3년 주기로 이사를 했다'에서는 어떤 일이 반복되는 기간을 뜻한다.
또한, '햇수'로 헷갈리는 경우도 많다. '햇수로 5년'이란 말은 '5년째'란 뜻이다.
'햇수'란 말 그대로 '해의 수'다. 단순히 해의 바뀜을 따지기 때문에 가령 2019년 무언가를 시작했다면 2023년 현재 '햇수로 5년'이라고 한다.
그것을 '5년째'라고도 한다. '졸업한 지 3년 남짓한데, 햇수로는 5년째다'란 말은 만 개념으로는 3년 언저리인데 햇수로 따지면 5년이 됐다는 뜻이다.
연차 역시 많은 사람이 쓰는 표현이다.
'입사 3년 차', '임신 4주 차', '결혼 10년 차에 내 집을 장만했다' 같은 표현에서 쓰이는 연차는 시간의 흐름을 뜻한다.
이는 기간이 걸쳐 있어서 '만'의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임신해서 첫 주를 1주 차라고 하므로 임신 4주 차는 임신 후 4주에 접어들고부터 5주째가 되기 전까지를 가리킨다.
마찬가지로 '입사 1년 차'란 입사 1년에 해당하는 시기, 즉 입사한 뒤부터 만 1년이 되기 전까지의 기간을 나타낸다.
입사한 지 만 1년이 되면 이때부터 2년 차이고, 다시 만 2년부터 만 3년이 되기 직전까지를 3년 차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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