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젊어지고 기회 열려"…팬데믹 이후 본 국내외 뮤지컬 시장

강진아 기자 2023. 6. 2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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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뮤지컬국제마켓' 콘퍼런스 개최
[서울=뉴시스]수 프로스트 미국 정크야드 도그 프로덕션 프로듀서가 28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K-뮤지컬국제마켓의 K-뮤지컬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재)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2023.06.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전 세계 공연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 다시 문을 연 가운데 국내외 뮤지컬 제작자들이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하는 K-뮤지컬국제마켓은 28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국내외 뮤지컬 시장 동향 분석-팬데믹 이후 시장 회복성과 각국의 뮤지컬 트렌드 이슈'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K-뮤지컬국제마켓 총감독인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지난해 한국 뮤지컬 시장엔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코로나 이전보다 회복해 약 42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티켓 판매액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코로나 이전보다 공연시장이 확장된 게 아니라 그동안 눌렸던 (관람) 욕구가 폭발된 결과"라며 "하지만 지난 1월부터 공연 관람객 수와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코로나 이후 폭발적인 수요가 잦아들면서 장기적인 침체로 빠지지 않을까 공연계는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빠르게 성장한 한국 뮤지컬 시장의 이면엔 산적한 과제도 많다고 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현재 국내 뮤지컬제작사는 서울 473개를 비롯해 총 830개 제작사가 등록돼 있고, 지난해 2778개 뮤지컬이 제작됐다.

[서울=뉴시스]신춘수 K-뮤지컬국제마켓 총감독(오디컴퍼니 대표)이 28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K-뮤지컬국제마켓의 K-뮤지컬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재)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2023.06.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신 대표는 "2800여편의 뮤지컬을 365일로 나누면 하루에 7편씩 올라갔다는 것"이라며 "많은 편수가 제작됐다고 이를 한국 뮤지컬의 활성화라고 볼 수 없다. 이는 기형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눈앞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공연계와 정부가 함께 논의하며 제도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며 "뮤지컬산업진흥법이 국회에 발의돼 있는데, 이를 통해 한국 뮤지컬이 콘텐츠 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웨이에서 활동 중인 수 프로스트 정크야드 도그 프로덕션 프로듀서는 극장들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진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2022-23 시즌이 코로나 이후 본격적으로 다시 돌아온 첫 시즌"이라며 "2021-22년 총 매출은 8억4500만 달러였고 관객 수는 약 670만명 정도로 이번 시즌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닉 코너튼 영국 플레전스 극장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K-뮤지컬국제마켓의 K-뮤지컬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재)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2023.06.28. photo@newsis.com

이어 "팬데믹 이전인 2018-19 시즌의 매출은 18억 달러였고, 관객 수는 1480만명이었다. 역사상 가장 최정상에 있었던 시기"라며 "2022-23 시즌은 16억 달러에 1230만명을 기록했고 아직 그때로 돌아가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특징을 살펴보면 기존의 유명 작품들이 인기를 끌었고, 관객들이 젊어졌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익숙한 공연에 관객이 돌아오지 않을 거라 우려했지만 기우였다. '해밀튼', '라이온킹', '위키드' 등 유명 공연들이 가장 인기 있었고, 초연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 관객을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친숙한 팝을 바탕으로 한 '식스 더 뮤지컬'도 젊은 층의 지지에 힘입어 폭발적인 기세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시장 회복을 위한 앞으로의 도전과제도 언급했다. 그는 "넷플릭스 등 안방극장에 익숙해진 교외지역 관객들이 브로드웨이에 돌아오길 주저하고 있다. 예매율이 떨어지는 등 구매습관의 변화는 제작사의 기획력을 떨어뜨린다. 비용 역시 30~40% 증가했다"며 "또 국내 관광객은 많이 회복됐지만, 국제 관광객의 더딘 복귀로 타격이 여전하다. 주요 소비층인 중국 관광객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플레전스 극장 대표인 닉 코너튼은 코로나 여파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를 전하기도 했다. 플레전스 극장은 런던 웨스트엔드 및 에든버러 내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뮤지컬 극장은 팬데믹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단기 상연과 한정 상연이 더욱 일반화되고 제작자 풀도 다양화됐다"며 "이전에는 카메론 매킨토시, 앤드루 로이드 웨버 등 대형 제작자가 독점했지만, 이제는 신흥 상업 제작자들이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열렸다. 계속해서 개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노가미 쇼코 일본 넬케 플래닝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K-뮤지컬국제마켓의 K-뮤지컬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재)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2023.06.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일본의 노가미 쇼코 넬케 플래닝 대표는 일본의 2.5차원 뮤지컬을 소개하며 코로나 시기에 멈췄던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넬케 플래닝은 2003년 초연 이후 누적 관객 150만명을 돌파한 뮤지컬 '테니스의 왕자' 제작사다. '테니스의 왕자'는 2008년 대만, 한국 등 해외에 진출했고 이후 '세일러문', '도검난무', '음양사', '나루토' 등이 중국과 대만, 홍콩, 프랑스, 미국 등에서 공연했다.

그는 "2.5차원 뮤지컬은 2차원 만화·애니메이션·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3차원 무대 콘텐츠를 뜻한다. 이 말은 팬들이 만들어준 것이다. 이 단어를 사용해 새로운 장르를 확립하고 있다. 2014년 2.5차원 뮤지컬협회도 설립했다"며 "2020년부터 해외 공연이 어려웠는데, 얼마 전 대만에서 '세일러문'이 다시 공연됐다. 8월에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의 영국 상연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 중국 뮤지컬 전문 극장인 상해문화광장 관계자도 "코로나 이후 성수기와 비수기가 모호해졌고, 관객들의 세대가 달라졌다. 시장은 위축됐지만, 중국 창·제작 오리지널 작품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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