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폐기물처리장 선정 문제점 (상) ... 폐촉법 위반(?)
타당성 조사 결과, 공개와 의견제출, 공청회 법규 무시 의혹
입지선정위, 갈등 소지 없애기 위해 서둘러 한 곳 압축 ‘꼼수’
전남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가 폐기물처리장 입지로 연향들 일원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폐기물처리시설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폐촉법)’’에서 정한 절차를 생략, 법 위반 논란을 빚는가 하면 입지선정위원 명단과 입지선정 이유와 과정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밀실에서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했다는 의문에 직면해 있다. 자칫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되는 순천시의 폐기물처리장 문제점을 3차례에 걸쳐 취재.보도한다.<편집자 주>
[더팩트 순천=유홍철 기자] 전남 순천시는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내고입지선정위원회(이하 입지선정위)가 폐기물처리장 후보지로 정원박람회에 인접한 연향들내 풋살장과 해룡면 마산마을 바로 옆 들판 일대 약 2만3000평 부지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시는 2030년부터 매립장에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오는 12월 말까지 입지를 결정․고시하고 2029년까지 완공하는 대략적인 일정도 제시했다.
문제는 입지선정위가 ‘폐기물처리시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6항과 동법 시행령 제10조 3,4,5항에서 규정한 ‘입지 후보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 과정과 결과를 해당 지역 주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조항을 정면 위배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입지선정위는 지난 1월 위원회 결성 이후 곧바로 타당성 조사 용역회사 선정작업에 들어가 (주)한국종합기술과 수의계약을 맺었고 5월초 쯤에 타당성 조사 과정과 결과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시행령 규정에 따르면 입지선정위는 전문연구기관으로부터 입지 후보지 타당성 조사의 과정 및 결과를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관(시청)에 통보하고 순천시장은 조사과정 및 결과 개요를 20일 이상 동안 지역주민 등이 열람토록 하고 공보 등에 공고하도록 돼 있다.
또 입지선정위는 열람과 공고 내용에 대한 열람기간이 끝난 후 15일 이내에 의견제출을 받으며 제출된 의견에 대해 공청회 또는 설명회를 개최해서 지역주민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입지선정위는 이같은 절차를 깡그리 무시한 채 연향들 하단부과 해룡면 마산마을 인근 들판 일원을 후보지로 선정한 것이다.
입지선정위가 모든 과정을 숨긴 채 법적 절차까지 무시한 것으로 나타나 자칫 모든 절차를 다시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도 있는 셈이다.
입지선정위가 열람과 공고 절차를 생략하며 비밀에 부친 탓에 타당성 조사결과를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일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신대지구 가산터널 쪽 2곳과 하수종말처리장이 위치한 홍내동 일대, 연향들 A, B지역 등 모두 5곳이 후보지로 제시됐다는 것이다.
법규에 의하면 이들 5곳의 후보지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열람과 의견제출, 공청회 등의 절차를 진행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선정위원들의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지 한 곳을 선정하도록 하는 것이 입법 취지라는 것이다.
입지선정위와 순천시는 2년 전 폐기물처리장 후보지로 월등면 송치재 일원을 비롯한 4곳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이같은 법적 절차를 밟으면서 극심한 갈등이 있었고 결국 당시 시장이 지방선거 과정에서 바뀌면서 무산된 경험이 있었기에 입지선정위가 자의적으로 한 곳을 선정하는 편법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순천시는 이같은 폐촉법 입법 취지를 거슬러서 단 한 곳의 후보지를 ‘최종’이 아닌 ‘최적’후보지라는 이름으로 발표하고 타당성 조사결과 공고와 의견제출, 공청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는 5곳 후보지를 상대로 시민들의 목소리와 의견을 듣는 행정절차를 거치다보면 자칫 큰 분란과 갈등의 소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 하기 위해 꼼수를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점 지적에 대해 "입지선정위가 한 곳으로 최적 후보지를 선정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했지만 이전(월등 송치재 후보지 결정 건) 경험도 있고 해서 한 곳으로 최적 후보지를 선정하는 절차에 대해 환경부에 질의를 받아서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고 추진한 사항이다"고 밝혔다.
순천시 관계자는 환경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문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대해 "전화상으로 연락했고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사안이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기관간의 의사소통은 긴급사안이 아닌한 문서를 해야 공신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에대해 한 전직 언론인은 "폐기물 처리장은 시내 어딘가에 설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추진 과정이 적법하고 투명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하고 "없는 자를 돕는다며 도둑질을 정당화 할 수 없듯이 아무리 선한 목적이더라도 과정이 정당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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