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내린 게 13년만에 처음이라…‘깜짝 놀란’ 농심·삼양 주가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3. 6. 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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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라면주 주가에 일제히 적신호가 켜졌다. 라면 가격 인하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 탓이다. 증권가에서도 수익성 하락 요인을 감안해 올해 이익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28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농심 주가는 전일 대비 2만원(4.76%) 내린 4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양식품 역시 3100원(2.82%) 내린 10만6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가 하락한 배경엔 정부 압박에 따른 가격 인하 발표가 있다. 농심은 다음달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 출고가를 각각 4.5%, 6.9% 내리기로 결정했다. 삼양식품도 내달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등 12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 이들 업체가 라면 가격을 인하한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시장의 반응은 오락가락하고 있다. 전날 장마감 직전 라면값 인상 방침이 전해지면서 농심과 삼양식품은 각각 3.96%, 4.86% 상승 마감했다. 라면 가격 인상을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인 것이다. 반면 이날은 라면값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하루 만에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이어 오뚜기도 이날 가격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오뚜기는 다음달 1일부로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뚜기 주가는 전일 대비 4500원(1.11%) 하락한 40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농심과 삼양식품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각각 8.88%, 1.11% 빠졌다. 이들 기업은 이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값 인하’ 권고 발언 이후 한차례 주가 부침을 겪었다. 추 부총리의 발언이 알려진 뒤 지난 19일 하루 동안에만 농심은 6.05%, 삼양식품은 7.79%, 오뚜기는 2.94%나 주가가 빠졌다.

앞서 라면업계는 지난해 9~11월 밀가루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라면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 9월 농심이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한 이후 삼양식품과 팔도, 오뚜기 등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을 10% 내외로 인상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라면값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의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밀가루 가격도 덩달아 낮아지기 때문이다. 농심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인 2000억원의 2~3% 수준인 40억~60억원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간 매출액 전망치는 180억~190억원 정도 하향 조정될 전망”이라며 “동시에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 받는 소맥분 가격도 5% 인하되어, 연간 비용은 최소 80억원 정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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