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코코본드는 그림의 떡?...자본확충 길 열리지만 보험업계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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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보험사들도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이 가능해지면서 자본확충 수단이 더 다양해집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선 코코본드 발행 시 부담이 적지 않아 빠른 시일 내 활성화되긴 어렵다는 분위기입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됩니다. 보험사가 자본확충 수단으로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지금까지는 금융지주와 은행만 코코본드 발행이 가능했습니다.
코코본드란 금융사에 특정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 보통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회사채입니다. 금융사가 위기 상황 등을 특정한 사유로 조건을 걸고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평소에는 채권으로 분류돼 회계상 부채로 인식됩니다.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을 위해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왔습니다. 올 들어 국내 보험사 9곳이 발행한 자본성증권 규모는 2조3천억원에 달합니다. 지난 1월 NH농협생명을 시작으로 푸본현대생명, ABL생명, 교보생명 등이 잇따라 채권 발행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코코본드까지 발행 가능해지면서 자본확충 수단이 늘어난 것은 분명합니다. 코코본드는 신 지급여력기준(K-ICS) 하에서 가용자본 인정 비율이 일반 신종자본증권보다 높습니다. 요구자본의 10%까지 가용자본으로 보는 일반 신종자본증권과 달리 코코본드는 15%까지 인정됩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확충 길이 하나 더 생긴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일반 신종자본증권보다 금리 부담도 큰데다 자칫 건전성이 좋지 않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만약 채권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하더라도 당장은 올 들어 잇따라 흥행한 자본성증권 발행에 좀 더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현 시점에서 자본확충이 시급하지 않다는 점도 요인 중 하나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K-ICS 도입을 앞두고 전체 보험사의 신청을 받아 일종의 유예조치를 내렸습니다. 지난해까지 적용된 지급여력(RBC) 제도 하에서 건전성 지표가 좋지 않았거나 대비가 필요한 보험사들은 금감원 유예조치로 시간을 벌어둔 상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여력 불확실성이나 우려가 어느정도 해소됐고 대형사 뿐만 아니라 중형 보험사들도 새 제도 하에서 큰 위험이 예측되진 않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론 필요에 따라 코코본드를 발행하게 될 수 있지만 일단은 채권 시장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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