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이스라엘까지…中, 美 우방 불러 '안방외교'
중국 대체지 부상 베트남 총리도 방중 "같은 사회주의 국가"
미국에 안보 의존도 큰 이스라엘 총리도 다음달 중국 방문
프랑스·브라질 등 방중 정상들 선물 보따리 받고 친중 발언
안방외교 성과? 립서비스에 그칠지 힘보탤지는 두고봐야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맞서 우군 모으기에 한창인 중국이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 국가들의 정상을 잇따라 중국으로 초청해 안방외교를 펼치고 있다.
美 핵심 우방 뉴질랜드 총리…경제 대표단 이끌고 방중
회담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뉴질랜드의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끊임없이 공고히 하고 심화해야 한다"면서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위협이 아닌 기회로 여기고 관계 발전의 기반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힙킨스 총리 역시 "뉴질랜드는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한다"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더 많은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뉴질랜드와 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힙킨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대규모 경제 무역 대표단을 이끌고 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뉴질랜드는 미국 주도의 영미권 기밀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가입국으로 미국의 핵심 우방으로 분류되는 국가다. 하지만 최근들어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노골적인 대중 견제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1월 취임한 힙킨스 총리는 중국의 인권 침해를 비판하는 파이브 아이즈 성명서에 서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순방에 앞서 시 주석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에 대한 질문에 "중국의 정부 형태는 중국 국민의 문제"라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시진핑, 하루에 4개국 정상과 회담…美 빈자리 파고든다
이에 팜 총리는 "베트남은 경제 문제의 정치화를 반대하며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 각종 위험과 도전을 예방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어떤 세력도 베트남과 중국을 이간질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는 미중 갈등을 계기로 각국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해 중국 대신 베트남을 경제 협력 파트너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이 같은 정치 체제를 가진 나라라는 점을 부각시켜 역으로 중국 체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을 방문 중인 몽골 롭상남스라이 어용에르덴 총리,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의 미아 모틀리 총리와도 각각 회담했다.
시 주석은 다음달에는 미국의 또 다른 핵심 우방인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27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초청받아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가 큰 이스라엘은 최근 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국교 정상화에 합의하자 고립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방중을 통해 시 주석에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회복을 중재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 견제를 위해 외교.안보 전략의 중심 축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옮긴 사이 중동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미국의 빈자리를 파고들었고, 이번 네타냐후 총리의 방중은 이런 중국의 전략이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다.
中 안방외교에 화답하는 각국 정상들…성과는 더 지켜봐야
이렇게 방중한 국가 정상들 상당수가 경제협력 강화라는 선물 보따리를 받아든 뒤 미국 주도의 대중 견제 노선에 대한 반대 의사 또는 쓴소리를 쏟아내며 중국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방중한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우리를 분리해서는 안 된다", "유럽은 대만을 둘러싼 위기를 확대하는 데 관심이 없으며 미·중 쌍방으로부터 독립한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등 중국의 듣고 싶어하는 말을 쏟아냈다.
비슷한 시기 중국을 방문한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역시 "나는 매일 밤 왜 모든 나라가 그들의 무역 결제를 달러에 기초해야 하는지 자문한다. 달러가 세계무역을 지배하는 상황을 끝내야 한다"며 중국의 달러 패권 도전에 힘을 보탰다.
다만, 이들 국가 상당수가 미국과도 경제.안보 측면에서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해온 국가라는 점에서 방중 정상들의 발언이 중국의 안방에서 쏟아낸 '립서비스'에 그칠지, 아니면 실제 미국의 대중국 고립노선에 반하는 '친중 행보'로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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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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