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도망간 지명수배자는 어떻게 대북제재 명단에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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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8일 북한의 불법 금융 활동을 지원해온 한국계 러시아인 최천곤(66)을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어기고 합작투자를 알선하며 북한 정권을 위해 활동해왔다.
외교부는 이날 최천곤을 비롯해 그가 대북제재 위반 활동에 이용한 회사 2곳(한내울란·앱실론), 북한인 조력자 1인(서명)을 함께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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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몽골에 세운 위장회사 '한내울란'
콩기름 등 대북교역액 100억 이상 추정
그와 연루된 회사 2곳, 北 조력자도 제재
정부가 28일 북한의 불법 금융 활동을 지원해온 한국계 러시아인 최천곤(66)을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한국인인 그는 금융 관련 범죄로 지명수배가 내려지자 출국해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어기고 합작투자를 알선하며 북한 정권을 위해 활동해왔다. 정부가 한국계 개인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는 이날 최천곤을 비롯해 그가 대북제재 위반 활동에 이용한 회사 2곳(한내울란·앱실론), 북한인 조력자 1인(서명)을 함께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1957년생인 최천곤의 한국 본명은 최청곤으로 러시아어에 ‘ㅇ(이응)’ 받침이 없어 현지에서 ‘최천곤’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범죄에 연루돼 지명수배가 내려지자 러시아로 도피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그의 대북제재 위반 행위는 2021년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발간한 보고서에도 적시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월 몽골을 방문해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위장회사 ‘한내울란’을 설립, 콩기름과 밀가루 등 대북 중개무역에 관여했다. 정부는 한내울란의 대북 교역액이 100억 원 이상인데 최천곤이 이 중 일부를 수수료로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한내울란의 법인등록 서류 등이 주러시아 북한 대사관으로 발송된 것을 몽골 측이 포착하면서 파악됐다. 최천곤은 이외에 주폴란드 북한대사관에도 다량의 외화 송금을 시도했는데 송금을 의뢰받은 은행이 수신자가 북한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천곤은 또 2017년 8월 안보리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조선무역은행’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대표인 서명과 공동투자 형식으로 러시아에 무역회사 ‘앱실론’을 설립해 운영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 단체 및 개인과의 합작사업 또는 협력체 설립·유지·운영을 금지하고 있다. 앱실론은 자동차 부품·목재 등을 취급하는 무역회사로 등록돼 있으나, 정부는 이 역시 대북제재 회피 목적의 법인으로 보고 있다.
한국 국민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개인·기관과 외환거래 또는 금융거래를 하려면 각각 한국은행 총재 또는 금융위원회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허가 없이 거래하는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최천곤이 현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활동 중인 만큼 현지에서 그와 금융거래를 하는 우리 교민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제재와 관련해 러시아 당국과 소통 여부를 묻는 질문에 “외국 정부와의 내용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했지만 “러시아와도 한러 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번 제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9번째 대북 독자제재로, 현재까지 개인 45명과 기관 47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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