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서 영감받아 차기작 썼죠"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3. 6. 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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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방한
인류 멸망막는 '꿀벌의 예언' 출간
내년에 '왕비의 대각선' 펴낼 예정

국어사전은 소설을 두고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허구적으로 이야기를 꾸민 문학 양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0여 년 동안 30종 작품을 30개 언어로 번역해 독자 3500만명과 만나온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62)는 거기에 "소설가라는 직업이 추구하고 행하는 바는 미래에 대한 예언"이라고 한 가지 일을 덧붙였다.

데뷔작인 '개미'의 국내 출간 30주년과 신작 '꿀벌의 예언' 출간을 맞이해 방한한 그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일이 아닌 즐거움"이라며 입을 열었다. 꿀벌이 사라진 뒤 인류 멸종의 위기가 닥친 미래를 바꾸기 위해 주인공 르네가 시간대를 넘나들며 고투하는 이야기를 다룬 신작을 두고 "개미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동물인 꿀벌에도 관심을 가져왔다"며 "인간이 먹는 과일이나 채소 중 70%가 꿀벌의 수분으로 얻어진다고 한다. 꿀벌의 멸종위기를 통해 인간과 자연 관계의 중요성을 알게 돼 이 책을 썼다"고 소개했다.

베르베르는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펼치며 현재 상황에 대한 혜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써왔다. 그는 "'제3인류'를 통해 조류독감이나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인간을 파괴하는 모습을 그렸고, 미국 9·11테러 이전에 집필한 '천사들의 제국'에서는 항공기가 도시를 공격하는 도구로 쓰인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책 속에서 긍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항상 미래를 생각하며 글을 쓰기에 현실의 뉴스들이 글쓰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 작가'로 잘 알려진 만큼 간담회 내내 한국에 대한 사랑을 내비치기도 했다. "프랑스 독자는 과거에 대한 노스탤지어나 집착이 강한 반면, 한국 독자는 미래 지향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 그는 "한국은 주변국이 상당히 침략적인 기질을 갖고 있는데도 특유의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는 영웅적인 국가"라고 치켜세웠다.

단순히 말뿐만이 아니었다. 베르베르는 내년 국내에 나올 예정인 신작 '왕비의 대각선'을 두고 "이순신 장군의 대단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한국에 와서 고유의 문화를 발견하고 에너지를 발견하는 건 즐거움이자 놀라운 경험"이라고 말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또 다른 선물을 예고하기도 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도 상복은 없었던 그는 스스로를 "문학을 배우지도 않고 그저 스토리텔링을 일로 삼은 체제 밖 작가"라고 규정했다. "문학상 수상작들은 독자들이 살지언정 잘 읽지 않는다. 내 유일한 관심사는 대중에게 다가서는 것뿐"이라며 개의치 않은 그는 사인회와 북 콘서트 등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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