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 “연사 구성도, 포럼 내용도 색달랐다”[2023경향포럼]
올해 여덟 번째를 맞은 경향포럼에는 각계각층에서 약 450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석학들의 강연을 메모하거나 영상으로 기록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성장을 넘어-모두의 번영을 위한 새로운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이 소수가 아닌 모두의 번영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김석종 경향신문 사장은 23일 오전 8시4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포럼 개막사에서 “올해 주요 선진국은 1% 안팎 낮은 성장에 그치고, 한국 성장률도 1.5%에 머물고 있다. 보호무역 강화와 탈세계화는 ‘공존’이 아닌 ‘각자도생’을 부추기고 있다”며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현재, ‘경향포럼’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후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초거대 위협’의 저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명예교수의 현장 기조강연으로 본격적인 문을 연 포럼은 오후 5시까지 9개의 강연과 대담, 토론으로 채워졌다.
현장 참석자들 중에는 연사들의 발언을 메모하거나 이들의 책을 펼쳐놓고 듣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포럼장 첫줄에 앉아 루비니 교수의 발언을 받아적기도 했다. 양 의원은 “우리나라의 국가 채무 비율이 50%를 넘어선 상황에 경향신문이 경제와 탈성장을 주제로 시의적절한 포럼을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포럼에 앞서 루비니 교수의 책을 읽었는데, 루비니 교수가 향후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국가 부채를 어떻게 제어하고 관리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사들의 강연 내용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이들도 있었다. 60세 이상의 시민들이 만든 시민단체 ‘60+기후행동’ 활동가인 정희옥 군산대학교 명예교수는 “오늘 포럼을 오려고 연사들이 쓴 책을 거의 다 읽고 왔다. 현장에서 연사들을 직접 보고, 이들이 주는 에너지를 보다 가까이서 접하고 싶어 포럼에 참여했다”며 “1부 연사였던 반다나 시바(환경·사회 운동가)의 강연은 성장 이면의 것들, 예컨대 공동체와 지역과의 상생 방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였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포럼의 구성에 대해서도 호평했다. 2부 강연자인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1부 연사였던 누리엘 루비니, 반다나 시바, 사이토 고헤이 이 세 사람의 좌담 시간이 1시간30분 정도로 길게 배치가 된 점이 색다르게 느껴졌다”며 “경제 위기와 성장을 다르게 바라보는 세 연사가 좌담을 통해 각자의 차이를 드러내면서도 경제성장이 단순히 시장주의적 관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일반 참석자인 정모씨(73)는 “연사분들 구성부터가 다른 포럼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분들”이라며 “청중 입장에서는 경제성장을 환경·상생 등 다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기회”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장을 메운 참가자들은 국제기구나 환경단체 활동가, 기업가, 대학생 등으로 다양했다. 이들은 이번 포럼이 ‘새로운 문제의식을 던져주는’ 자리였다고 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권민규씨(22)는 “탈성장과 연대, 공동체주의를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서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며 “더 성장하지 않는 사회에서 성장만을 말하는 게 과연 적절한지,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하고 함께 잘 살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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