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만나는 EU 장관..'삼성 반도체 공장' 투자 구애 성공할까

김준석 2023. 6. 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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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판 '칩스법'이 발효되면서 TSMC와 인텔의 대규모 투자 행렬이 이어진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유럽 진출에 미온적인 국내 반도체 업체를 상대로 직접 구애에 나섰다.

EU 반도체 정책을 총괄하는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집행위원(장관급)이 29일부터 양일간 짧은 방한 일정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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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내부 시장 담당 집행위원이 벨기에 브뤼셀의 본부에서 웨이퍼를 들고 반도체 육성 계획을 밝히고 있다. EU 집행위는 이날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하고 미국과 아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EU 반도체칩법'(EU Chips Act)을 제안했다. EU 집행위는 이를 통해 430억 유로(약 58조9천억원) 이상의 공공·민간 투자를 동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2.2.9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판 '칩스법'이 발효되면서 TSMC와 인텔의 대규모 투자 행렬이 이어진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유럽 진출에 미온적인 국내 반도체 업체를 상대로 직접 구애에 나섰다. EU 반도체 정책을 총괄하는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집행위원(장관급)이 29일부터 양일간 짧은 방한 일정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브르통, JY와 무슨 얘기 나눌까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한하는 브르통 위원은 29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와의 오찬을 시작으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면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면담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30일에는 △한-EU 디지털 파트너십위원회 면담 △곽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면담 △한-EU 고위급 사이버 안보 콘퍼런스 기조연설 △김원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와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

사이버 안보, 망 중립성 등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협의가 주가 될 이번 방한 일정에서 이 회장과의 회동이 단연 눈길을 끈다. 앞서 브르통 위원은 2021년 10월 방한 당시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직접 찾아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과 면담했고, 이석희 당시 SK하이닉스 사장과도 회동해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앞선 일정을 미뤄봤을 때 브르통 위원이 이 회장에게 유럽지역 투자를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브로통 위원은 지난주 미국 실리콘밸리 일정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샘 알트먼 오픈AI CEO 등 반도체·인공지능(AI) 업계 거물들과 연달아 회동을 갖고 유럽지역 투자를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EU는 당초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의 초미세공정만을 EU판 칩스법의 지원대상으로 설정하려고 했다"면서 "TSMC가 유럽에서 레거시(범용) 제품인 28나노 제품 생산 계획을 밝히는 등 당초 생각했던 그림과 너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 공장 유치로 관심이 쏠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삼성, 유럽 투자 가능성 낮아
브르통 위원 외에도 EU 개별 국가의 정상들도 삼성전자 유럽 유치에 적극적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방한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에 이어, 지난 21일 프랑스 파리 방문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만 개별면담을 진행했다. 양국 정상 모두 이 회장과 반도체 공급망 등을 주요하게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잇따른 유럽 정상들이 구애에도 국내 반도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아닉스가 당장 유럽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업계 전문가는 "유럽은 반도체 생태계와 관련해 일부 차량용 반도체 분야를 제외하고는 숙달된 인력 등 갖춰진 게 없다"면서 "현재 300조원의 국내 투자기 예정돼 있는 삼성전자가 유럽 지역에 새 공장을 지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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