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이른 성장 패러다임…해법은 달랐지만 진단은 같았다[2023 경향포럼]
해법은 달랐지만, 진단은 같았다. 금융위기·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했던 유동성과 폭등했던 자산 가격으로 부의 불평등은 극에 달했고, 기후위기는 더 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성장을 넘어 - 모두의 번영을 위한 새로운 모색’을 주제로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경향포럼>에 참가한 석학·전문가들은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은 같았다. 다만 제시한 해법은 방향과 정도의 측면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을 통해 위기를 넘어 3~4% 수준의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명예교수), “빌 게이츠가 더 많이 번다고 아프리카 빈곤층이 잘살 수 있을까? 상위 1% 부자나 국가에 맡기지 말고 마을·지역 단위의 자급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반다나 시바 박사), “제 탈성장 주장이 급진적이라고 하는데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노동시간을 급격히 줄이거나 소득에 상한을 정하는 방법 같은 우리가 가진 기본적인 철학부터 급진적으로 바꿔야 한다”(사이토 고헤이 일본 도쿄대 교수).
이날 강연자들은 한국의 특이한 상황에도 주목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 압축적으로 성공적으로 성장한 국가였고, 이제는 가장 빠르게 인구가 노령화하는 국가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기존의 성장 패러다임을 지지하는 강연자나 탈성장을 주장한 강연자 모두 아직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돌봄 경제’를 통해 해법을 도모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라즈 파텔 미국 텍사스대 교수는 “한국의 인구가 점점 고령화되고 줄어드는 상황에서 앞으로 누가 돌봄을 담당하게 될 것인가 생각해보라”며 협동조합과 같은 형태로 상호 돌봄을 실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치·경제계 주요 인사를 포함해 일반 참가자 등 450여명이 참석했다. 국내 연사로는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사, 유정길 녹색불교연구소 소장이 참가했다. 이들은 모두 각각 강연한 뒤 해외 강연자와 성장 패러다임의 문제점, 원인, 새로운 패러다임의 형태 등을 놓고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이우진 고려대 교수는 해법을 두고 펼쳐진 치열한 오전 세션 좌담을 진행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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