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군검찰 출석한 부승찬 “천공 의혹에 대한 괘씸죄”
검찰단 “원색적 표현, 매우 강한 유감”
저서에 군사기밀을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군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며 “(국방부가) 권력의 개가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방부는 “정치적 언행”이라며 “매우 강한 유감”이라고 맞받았다.
부 전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저서에) 실질적으로 군사기밀은 하나도 없다”며 “(군의 고발과 조사는) 엄연히 천공 언급에 대한 보복, 괘씸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과 국방부 대변인을 지냈고 지난 2월 책 ‘권력과 안보’를 공개했다. 군은 책에 담긴 한·미안보협의회(SCM) 내용 등을 군사기밀로 보고 부 전 대변인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2월 부 전 대변인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고 3월부터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해왔다. 지난달에는 출판사도 압수 수색했다.
부 전 대변인은 “방첩사령부 조사를 받으면서 군사 기밀이 어떤 부분인지 구체적으로 제게 얘기를 안 해줬다”며 “엄연히 저는 책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군사기밀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했다. 당시 SCM 언론 기사 내용보다 미미한 수준으로 두 장 반 분량이 담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향한 군의 고발과 조사가 역술인 천공과 관련한 의혹 제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책에서 천공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관저 이전 결정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2월 “터무니 없는 가짜 의혹 제기”라며 부 전 대변인과 이를 보도한 일부 언론사 기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부 전 대변인은 이날 군을 향해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며 “제발 국방부가 정치 권력 이익의 수단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980년대 군부 독재 시절 우리는 뼈아픈 경험이 있다. 또다시 권력의 개가 되는 게 아닌지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천공을 저 정도로만 조사해어도 (관저 개입 의혹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겠나. 그것을 안함으로써 오히려 의혹만 키우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부 전 대변인은 “참 안타깝다. 권력의 개가 되어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당당히 맞서겠다”며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방부 검찰단은 입장문을 내고 부 전 대변인의 언행이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보좌관 출신인 부 전 대변인이 제22대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단은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은 수사의 공정성과 군사법체계의 독립성을 폄훼하고 수사의 본질을 흐리는 매우 부적절한 정치적 언행”이라며 “부 전 대변인이 사건과 전혀 관련 없는 정치적 발언으로 국군장병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군 사법의 공정성을 침해한 것에 대해 매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4월경 방첩사령부로부터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대한 사건을 송치받아 적법한 수사를 진행해왔다”며 “특히 천공과 관련된 내용을 수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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